두산 베어스 ‘1라운더 우완’ 최준호가 ‘토종 니퍼트’의 꿈을 이어간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데뷔 첫 승을 거둔 최준호의 배짱 있는 투구에 감탄하면서 선발 등판 기회를 계속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최준호는 5월 12일 잠실 KT WIZ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최준호는 앞선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가 없었다. 4월 2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승리를 못 거둔 결과가 가장 아쉬웠다.
최준호는 1회 초 강백호와 문상철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으면서 선취 실점을 허용했다. 최준호는 2회 초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두산 타선도 2회 말에만 5득점 빅 이닝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최준호는 3회 초 선두타자 로하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 초와 5회 초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이어간 최준호는 데뷔 첫 승 요건을 드디어 충족했다.
최준호는 6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사 1루 상황에서 문상철을 병살타로 유도한 뒤 장성우를 10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까지 달성됐다. 두산은 장단 14안타 12득점 맹타로 최준호의 승리를 확실하게 지켰다.
이날 최준호는 총 85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57개를 기록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최준호는 최고 구속 149km/h 속구(30개)와 더불어 슬라이더(28개)와 스플리터(27개)를 섞어 KT 타선을 요리했다.
이승엽 감독도 최준호의 데뷔 첫 승 투구에 감탄했다. 5월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생각보다 멘탈이 강하더라. 1회 홈런 두 방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피하지 않고 공을 던지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듯싶다. 계속 공을 빼면 힘들어지는데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 던져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 감독은 “지난해 가을 일본 교육리그 때부터 공이 좋아졌다고 보고를 받았었다. 크게 기대했는데 개막 선발 로테이션엔 못 들어갔다. 나중에 기회를 줬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잘 던지더라. 데뷔 첫 승이 늦게 나왔지만, 그 전부터 계속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어린 나이에 올 시즌 1군 데뷔라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거다. 공격적인 투구와 빠른 템포를 보유했는데 스트라이크 비율도 굉장히 높아졌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최준호에게 계속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최준호는 이번 주 4일 휴식 뒤 선발 마운드(1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오른다. 더블헤더 일정으로 인해 불가피한 등판 일정이 됐다.
이 감독은 “최준호 선수와 곽빈 선수가 지난 일요일 더블헤더에서 같이 던졌는데 최준호 선수가 4일 휴식 뒤 먼저 들어간다. 미세한 차이지만, 더블헤더 1·2차전 등판 순서도 그렇고 곽빈 선수가 3연속 4일 휴식 등판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최준호 선수 투구수도 그리 많지 않았기에 등판 순서를 그렇게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고민은 계속 이어진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복귀 시점은 아직 미정인 까닭이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 선수의 선발 복귀 일정이 정해진 건 없다. 여전히 본인 뜻에 맡기고 있다. 다만, 팔꿈치 염좌로 판정됐기에 교체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목요일 경기(16일 KIA전) 선발 투수는 김동주다. 일단 선발로 처음부터 준비했기에 기회를 주고자 한다. 선수 본인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