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도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까닭이다.
엔스는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 LG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은 좋았다. 1회말 김태연과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낫아웃)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 실점은 2회말에 나왔다.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이어 채은성(유격수 플라이)과 문현빈(좌익수 플라이)을 잠재웠지만, 김강민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 3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엔스는 이도윤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헌납, 첫 실점을 떠안았다. 최재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묶으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3회말에도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페라자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노시환의 2루수 땅볼과 안치홍의 볼넷으로 2사 2, 3루에 봉착했다. 다행히 채은성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4회말 들어 다시 흔들렸다. 문현빈을 중견수 플라이로 이끌었지만, 김강민, 이도윤의 연속 안타와 이도윤의 2루 도루로 1사 2, 3루와 마주했다. 이후 엔스는 최재훈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헌납, 3번째 실점을 성적표에 기입했다. 김태연(1루수 플라이), 페라자(유격수 땅볼)를 막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위안이었다.
5회말에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불운도 겹쳤다. 선두타자 노시환을 3루 방면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문보경은 이를 잡지 못했고, 그 사이 노시환은 2루에 도달했다. 이어 엔스는 안치홍에게 1루수 몸을 맞고 우익수 방면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 채은성은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거기까지였다. LG는 우완 김진성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진성이 선행 주자에게 홈을 허락하지 않으며 엔스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4.1이닝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4실점 3자책점. 총 101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42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커터(26구), 체인지업(20구), 커브(13구)를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측정됐다. 3-4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아 패전은 모면했다. 단 LG는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5-7로 무릎을 꿇으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패전도 패전이지만, 엔스의 좋지 못한 성적도 LG 입장에서 너무나 뼈아프다. 올해 LG는 유독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먼저 켈리의 부침이 눈에 띈다. 2019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지난해까지 통산 144경기(875.2이닝)에서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을 마크한 장수 외국인 투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좋지 못하다. 10경기(56.2이닝)에 나섰지만, 1승 6패 평균자책점 5.72에 그치고 있다. 특히 21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8피안타 2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8실점을 기록했다. 8실점은 켈리의 한국 무대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날 출격한 엔스마저 주춤하며 염경엽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이번 한화전 포함해 엔스의 성적은 11경기(56.1이닝) 출전에 4승 2패 평균자책점 5.43. 분명 외국인 투수의 성적표라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존재감은 전력의 반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성적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올 시즌 LG는 외국인 투수들의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수 한 명의 교체를 시사한 바 있다. 또한 5월 말~6월 초는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들에게 위기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미 올해 방출 외국인 투수 1호의 불명예는 전 SSG랜더스 로버트 더거에게 돌아갔다. 과연 켈리, 엔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