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상이의 장점은 타자들 타이밍을 잘 빼앗는 것이다.”
개막할 때만 해도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어느덧 리그 정상급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주현상(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청주고, 동아대 출신 주현상은 지난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64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이때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이후 2017~2019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주현상은 2019년 말 투수 전향을 택했고, 지난해 진가를 드러냈다. 55경기(59.2이닝)에 출전해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을 작성한 것. 지난해 한화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린 것은 주현상이 유일했다.
올해에도 주현상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개막할 때만 하더라도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지만, 곧 자리를 꿰찼고, 한화의 뒷문을 든든히 잠그고 있다.
무엇보다 기복이 없다는 것이 주현상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전반기 36경기에서 5승 1패 2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써낸 그는 후반기에도 큰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7월 9경기에서 1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으며, 8월 11경기에서도 1승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작성했다. 표본은 적지만 9월 성적 역시 3경기 출전에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으로 훌륭하다.
특히 주현상은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달성했다.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올린 것. 한화 투수가 한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것은 지난 2019년 정우람(26세이브) 이후 5년 만이었다.
9일 기준 주현상의 올해 성적은 58경기 출격에 8승 3패 2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37. 세부 지표 또한 뛰어나다. 세이브 10개 이상을 거둔 투수 중 유일하게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가 0.82로 1미만이다.
과연 주현상이 이처럼 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에 대해 “(주)현상이의 장점은 타자들 타이밍을 잘 빼앗는 것”이라며 “본인이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도 어려우면서 타이밍 뺏는 공을 던지고 또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주현상의 활약에 힘입은 한화는 올해 한층 견고해진 불펜진을 구성했다. 이를 앞세운 한화는 60승 2무 66패를 기록, 7위에 위치하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KT위즈(64승 2무 65패)와는 2.5경기 차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볼 때 3아웃이 말은 쉽지만, 1점 차 등 접전 상황에서 3아웃은 매우 길고 힘들다”며 “야수 출신이 저렇게 빨리 마운드에서 터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주현상의 활약이) 지금 팀이 좋아지는데 기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필승조로 다시 거듭난 우완 박상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기 31경기에서 3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8.65에 그쳤던 박상원은 후반기 25경기에 나서 2승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8월 14경기에서는 1승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써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상원이의 자신감이 큰 것”이라며 “지금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가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