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것을 보니까 기회를 자주 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박은진-정호영이라는 든든한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듀오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는 경험도 쌓였기에, 두 선수를 믿고 본다.
그러나 두 선수가 워낙 자리를 탄탄하게 잡고 있기에 이지수는 기회를 잡기가 힘들었다. 이지수도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 KGC인삼공사(現 정관장)지명을 받은 상위 지명 선수다.
이지수는 한봄고 출신으로 드래프트 당시 “속공과 이동공격을 자주 사용하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다. 상대 공격수를 따라가는 발이 빠르진 않지만 블로킹을 버티는 힘 자체가 탄탄한 축에 속한다”라는 평을 받았다.
당시 이지수를 지명했던 KGC인삼공사는 “한송이 은퇴 후를 생각했다. 운동을 늦게 시작한 편이다. 프로 와서 체계적으로 가르치면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며 “짧은 구력에 비해 이동 공격도 괜찮고, 다양한 공격 활용 능력을 확인했다. 신체조건도 괜찮고 블로킹 손 모양도 좋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자리를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은퇴를 한 한송이도 있었으며 박은진, 정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1-22시즌 2경기(3세트) 1점, 2022-23시즌 10경기(13세트) 1점, 2023-24시즌 4경기(7세트) 11점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쉽게 기회를 얻지 못했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 한국도로공사와 경기 전까지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을 하는 선수지만, 빡빡한 경기 스케줄 및 타이트한 경기 속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4일 한국도로공사전.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2세트 21-11로 크게 앞서가자 박은진을 대신해 이지수를 넣었다. 이지수의 시즌 첫 경기 출전. 이지수는 23-12에서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시즌 첫 득점을 올렸다. 2024년 3월 17일 6라운드 IBK기업은행전 이후 첫 득점이었다.
3세트에는 무릎 통증을 느낀 정호영을 대신해 10-8에서 투입됐다. 이지수는 11-9에서 깔끔한 이동공격 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다. 값진 2점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도 이지수의 이야기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호영 선수는 괜찮다. 안 다치게 해야 한다”라고 입을 연 고 감독은 “이지수는 칭찬해야 한다. 누구보다 노력했고 훈련했다. 비시즌 해외 대회에서는 주전으로 뛰며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고희진 감독은 “박은진-정호영이라는 선배들이 있어 못 들어갔다. 하지만 오늘 하는 것을 보니 기회를 자주 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노력을 많이 한다면 팀에 큰 힘이 되어줄 선수”라고 극찬했다.
36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무수한 변수가 발생한다. 또 선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박은진-정호영이 지쳤을 때 이지수란 카드를 꺼내면 된다. 고희진 감독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지수는 1라운드 상위 지명자다. 앞으로도 쏠쏠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전=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