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 전 손흥민에게 코너킥 골을 실점하며 울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타이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이번에는 팀의 ‘영웅’이 됐다.
맨유는 13일(한국 시간) 잉글랜드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아스널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라운드(32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맨유는 아스널의 공세를 뚫고 후반 7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17분 디오구 달로트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졌다. 그리고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서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동점골까지 내주며 흔들렸다.
맨유는 계속해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스널 공격진들의 활약에 계속해서 실점 위기에 내몰렸다. 이때 수문장 바이은드르가 각성했다. 후반 26분 해리 매과이어의 박스 안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맨유는 위기를 맞았다. 상대 키커는 에이스 마르틴 외데고르. 바이은드르는 마지막까지 외데고르의 슈팅을 지켜보며 슈팅을 막아냈다.
이후 아스널이 더욱 거세게 밀어붙였다. 아스널은 전반전 4번의 슈팅을 때렸지만, 후반전 수적 우위와 함께 14번의 슈팅을 시도하며 역전골을 노렸다. 하지만 때마다 바이은드르는 침착하게 이를 막아냈고, 승부를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 바이은드르는 아스널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카이 하베르츠의 슈팅까지 막아내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견인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바이은드르다. 이번 경기 그는 승부차기까지 6번의 선방을 기록하며 아스널을 제대로 울렸다. 심지어 6번의 선방 모두 박스 안 선방이었다. 더불어 상대 페널티킥과 승부차기에서도 선방을 연달아 이어가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바이은드르는 경기 MVP를 수상했다. 그는 “그저 이 위대한 팀을 돕고 싶었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라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매 순간, 매 초마다 준비되어 있다. 맨유 선수라면 그래야 한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바이은드르는 1998년생 튀르키예 출신 골키퍼다. 앙카라귀쥐에서 지난 2016년 프로 데뷔 후 2019년 페네르바체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당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후 지난 2023년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맨유는 세컨드 골키퍼 수혈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릭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 첫 시즌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이번 시즌 들어서며 컵 대회에서 기회를 받았다. 반즐리와 리그컵 32강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7-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어 16강 레스터 시티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다만, 레스터전 적은 출전으로 인해 떨어진 경기력을 보였고 2골을 실점했다.
리그컵 8강에서는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더불어 큰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바이은드르는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막판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에게 실점했다. 심지어 코너킥 키커로 나섰던 손흥민의 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며 결승골을 헌납했다.
당시 부진으로 비판을 받았던 바이은드르, 그로부터 약 3주 뒤 FA컵 첫 경기에서는 팀의 승리를 가져온 영웅이 됐다. 이를 두고 후벵 아모림 감독은 바이은드르 활약을 치켜세웠다. 아모림 감독은 “일주일 만에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바이은드르가 보여줬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그는 비판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는 우리의 영웅이었다. 언제나 열심히 일하고 삶에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채우려 한다. 그가 맨유에서 뛰고 있어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