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사태가 재점화될 듯하다.

최근 중국 ‘바이자하오’, ‘즈보’ 등 여러 곳에서 손준호 관련 중국 법원 판결문 이미지가 올라왔다. 이는 손준호의 증인 진술이 담겨 있었다.

이 판결문에 의하면 손준호는 “2022년 1월 1일 산둥과 상하이의 경기 2시간 전, 진징다오는 내게 ‘천천히 플레이하고 경기 템포를 조절, 골을 넣지 말라. 우리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이전에도 이런 일을 함께한 적이 있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동의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경기 내내 출전했으나 전력을 다하지 않고 느슨하게 플레이했다. 진징다오와 궈톈위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2-2로 끝났고 우리는 상하이를 이기지 않는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경기가 끝나고 2일 후 내 은행 계좌로 20만 위안을 송금했다”고 덧붙였다.

2번째 증언에선 “2021년 12월 26일 산둥과 허베이의 경기 당일. 진징다오가 나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그는 도박 사이트에서 제공한 핸디캡이 산둥이 허베이를 5골차로 이길 것이라는 걸 알려줬다. 이에 많은 사람이 산둥이 대승을 거둘 것이라 예상하고 베팅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진징다오는 우리가 몇 골만 덜 넣고 승리를 조작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천천히 플레이하고 경기 템포를 조절, 리드하고 있을 때 추가 득점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나는 단순히 승리하고 싶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진징다오는 50만 위안을 베팅했고 나도 50만 위안을 걸었다”고 더했다.

끝으로 “진징다오는 경기 후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궈진란에게 돈을 넘길 것이며 (손준호)에이전트를 통해 내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에이전트에게 연락, 궈진란을 찾아가 돈을 받으라고 했다. 총 50만 위안이었다. 경기 다음 날, 에이전트는 궈진란에게 돈을 받았고 2022년 1월 10일 나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갔다. 그때 에이전트가 약 8000만원을 건넸다. 이 돈은 진징다오를 도와 경기 템포를 조절하고 그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준 대가였다”고 적혀 있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판결문이 갑자기 세상에 나온 건 놀라운 일이다. 손준호 측은 재판 관련 판결문을 가져올 방법이 없고 당장 열람 신청할 생각도 없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손준호는 강압 수사로 이뤄진 거짓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라고 밝혔고 이제는 수면 위로 나오게 됐다.

한편 손준호는 2023년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귀국하던 중 연행됐고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형사 구류, 공안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손준호는 형사 구류 기한 만료 후 구속 수사로 전환됐고 공안 조사를 받다가 2024년 3월 귀국했다. 당시 그는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걸 인정했으나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 밝히지 못했다.

손준호는 수원FC와 계약, K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중국축구협회가 ‘승부조작 혐의’로 손준호를 영구 제명했다. 이후 손준호는 수원FC와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1월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요청을 기각, K리그2 충남아산에 입단하여 다시 돌아온 손준호다. 다만 이번 판결문 공개로 인해 ‘손준호 사태’는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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