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타자들 느낌 알 거 같다” 맞바람에 시즌 첫 홈런 막힌 ‘바람의 손자’ [MK현장]

샌프란시스코의 바람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 3번 중견수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기록했다. 팀은 0-2로 졌다.

6회 2사 1루에서 우중간 방면으로 뻗는 타구 속도 103.7마일, 각도 29도의 잘맞은 타구를 만들었지만, 담장앞에서 우익수에 잡혔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1개 구장에서 홈런이 안되는 타구였고 하필 그 11곳 중 한 곳이 이곳 오라클파크였다.

이정후는 이날 아쉽게 첫 홈런을 놓쳤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이날 아쉽게 첫 홈런을 놓쳤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정후는 “쳤을 때는 무조건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도 “바람이 부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라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넘어가는 줄 알았다”며 말을 이은 그는 “그런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이곳은 우측에서 안으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가.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한 번 겪어보니 홈런 타자들이 어떤 느낌인지 알거 같았다”며 생각을 전했다.

홈런을 놓쳤지만, 바로 다음 타석에서는 안타를 만들었다. 9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헌터 그린과 네 번째로 붙어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는 그린의 완봉을 막는 결정적인 안타였다.

이정후는 “홈런 타자들은 이런 타구가 잡히면 멘탈이 흔들린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타자가 아니다. 상대 투수가 투구 수가 적었고, 오늘 공도 좋아서 끝까지 던질 거 같았고 한 번 더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볼넷을 안내주고 있었기에 초구부터 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타석에서는 변화구를 조금 섞어서 던졌다. 2-2에서 슬라이더를 참아 3-2가 됐을 때 ‘다음 공은 무조건 직구다’라고 생각했다”며 9회 안타까지 이어진 과정들을 설명했다.

이 안타는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안타였다. 그는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크다. 첫 두 타석은 타이밍은 맞았는데 빗맞는 타구가 나왔다. 팻 버렐 타격코치가 경기 중간에 ‘타구기 빗맞으니 조금 더 눌러서 치는 느낌으로 쳐보라’고 피드백을 주셔서 그렇게 쳤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경기 도중 있었던 조정에 관해서도 말했다.

아직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한 그는 “한국에서 뒬 때도 5월까지 홈런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주전으로 계속 뛰다보면 하나는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가 나오면 또 계속 나오지 않겠는가? 지금은 홈런 생각은 별로 없고 지금처럼 2루타도 많이 치고 출루를 잘하는 것만 생각하겠다. 내가 잘하는 것을 잘했으면 좋겠다”며 이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공수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시즌 초반 공수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이날 선발 로건 웹의 호투에 “(외야수는) 별로 할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수비에서 두 차례 호수비를 보여줬다. 1회 TJ 프리델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았고 5회에는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았다.

그는 “하나는 호수비고, 다른 하나는 큰일날 뻔했다”며 두 장면을 돌아봤다.

“5회 타구는 해가 지는 시간에 하늘이 잘 안보이는 상황이었다. 우선 스타트를 잘못했다. 타자가 풀스윙을 했을 때 외야수는 뒤로 스타트하는 경향이 있다. 풀스윙하는 것을 보고 뒤로 출발했는데 그 찰나의 순간에 공이 한 번 하늘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다행히 빨리 보여서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잇었다. 생각한 것만큼 타구가 안날아와서 어떻게든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뛰었다.”

이날 오라클파크에는 “후 리 갠스(Hoo Lee Gans)”라는 이름의 자발적으로 조직된 이정후 응원단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 응원단은 이정후의 등번호 51에 맞춰 정확히 51명의 팬들이 티셔츠와 특수 제작한 장식을 머리에 쓰고 함께 응원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구장을 찾는 많은 팬들이 이정후의 이름을 외치며 그에 대한 사랑을 보내주는 중.

그는 “작년에도 조금 뛰었지만 많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또 다시 필드에 돌아와 팬들의 사랑을 느끼니까 너무 좋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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