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많은 시합을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심재훈(삼성 라이온즈)이 앞으로 존재감을 더 드높일 것을 약속했다.
평촌중, 유신고 출신 심재훈은 무난한 타격 능력 및 빠른 발을 지닌 우투우타 내야 자원이다. 2025년 2라운드 전체 13번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이런 심재훈에게 2025년 4월 17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1군에 콜업된 것은 물론,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
해당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심재훈이 프로 입단 후 첫 선발 출전한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팀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다. 젊은 선수가 들어와 패기있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고 활약을 기대했다.
그리고 심재훈은 사령탑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3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송승기의 2구 130km 패스트볼을 공략해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생산했다. 이때 LG 3루수 문보경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그 사이 2루까지 도달했다.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득점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4회초 3루수 직선타로 돌아선 심재훈은 삼성이 4-1로 앞서던 6회초 다시 존재감을 뽐냈다. 2사 후 상대 우완 불펜 자원 김영우로부터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곧바로 2루를 훔쳤고, 김성윤의 1타점 좌전 적시타에 홈을 밟을 수 있었다.
이후 심재훈은 8회초와 9회초에도 나란히 볼넷을 얻어내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3볼넷 1도루. 이런 심재훈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은 LG를 6-3으로 제압하고 4연패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심재훈이 신인인데도 차분하게 경기를 뛴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대치의 200% 역할을 해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심재훈은 “나가기 전 선배님들이나 형들이 자신있게만 플레이 하라 하셨다. 자신있게 하자 주문을 걸었다. 긴장되는 속에서도 재미를 찾으면서 즐기려 했다”며 “신인이기도 하고 파이팅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 분위기가 더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있는 것은 화이팅 있는 모습이라 생각해 거침 없이 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첫 안타를 친 순간에 대해서는 “치고 나서 됐다 생각했는데, 문보경 선수가 잡았다. 다이빙 하는 모습을 봤다. 뭔가 잡을 것 같아 열심히 뛰었다”고 돌아봤다.
1회말 2사 1루에서는 문보경의 땅볼 타구를 한 번 더듬었지만,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로 만든 심재훈이다. 그는 “원래 편하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긴장해서 다리가 안 움직인 것 같다”며 “놓쳤지만, 타자 주자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 더 여유있게 천천히 하려 했다”고 말했다.
6회초 기록한 첫 도루에는 강명구 코치의 도움이 있었다고. 심재훈은 “훈련할 때 강명구 코치님께서 과감히 플레이 하라 하셨다. 말 그대로 과감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심재훈이 떨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군 생활이 있었다. 그는 “(2군에서) 시합을 계속 나가면서 수비적인 것, 타석에서도 경험을 했다 생각한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던 것 같다”며 “불러 주실 때 기회를 잘 잡아보자 생각했다. (김)지찬이 형도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하셨다. 어차피 갈 거니 준비만 잘하고 있으면 된다 하셨다. 지찬이 형의 말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1군 경기 보면서 빨리 나가고 싶다 생각했다. 옛날부터 만 원 관중 속에서 야구하는 것을 꿈 꿔왔다. 그 꿈을 이룰 때가 됐다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제는 자신의 입지를 더욱 드높일 차례다. 시작은 18일 삼성의 홈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지는 롯데 자이언츠전이다.
심재훈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이렇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며 “(아직) 제 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하고 싶다. 1군에서 많은 시합을 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