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도 하고 좀 감정 표현을 하라 했어요. 안에 삭혀 두지 말라 했습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김휘집을 향해 조언을 건넸다.
지난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 중반부터 NC에서 활약 중인 김휘집은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우투우타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통산 434경기에서 타율 0.233(1377타수 321안타) 37홈런 1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8을 써냈다. 2023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에는 좋지 못하다. 17일 울산 키움 더블헤더 1차전 전 기준 성적은 38경기 출전에 타율 0.171(117타수 20안타) 4홈런 11타점. 최근 5경기에서 14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으며, 수비에서도 10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사령탑은 우천으로 취소된 16일 울산 키움전 선발 명단을 짤 때 김휘집을 제외했다. 이호준 감독은 “(김휘집에게) 심플하게 가자 말했다. 방에 불러 이야기를 했다”며 “본인의 답답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금방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조금 극단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못된 마음 먹고 야구하라 했다. 너무 착하고, 너무 성실하고, 너무 열심히 한다. 단 그 틀에만 박혀 계속 한다 했다. 욕도 하고 좀 감정 표현을 하라 했다. 안에 삭혀 두지 말라 했다. 그랬더니 눈이 동그래지더라”라며 “시간적인 여유를 주려 한다. 3일 정도는 뒤에서 (백업으로) 쓸 것이다. 다시 나가서도 뭔가 계속 흔들린다면 그때 한 번 완전히 (2군으로)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다소 흔들리고 있지만, 어찌됐든 김휘집은 NC의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해야 하는 선수다. 올해 초 만났던 NC 관계자는 “김휘집이 야구 실력은 출중한 것은 물론, 팀 내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김휘집, 김주원, 김형준 등) 3김은 완벽한 주전 선수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성적 안 좋다 해도 끝까지 붙잡고 가야 한다. 이들이 내년에는 NC의 중심이 돼 줘야 한다. 기존에 있던 고참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김휘집, 김주원, 김형준 밑의) 어린 선수들이 빨리 올라오는 것은 쉽지 않다. 이제는 (김휘집, 김주원, 김형준이) 위에서 해 줘야 한다. 안 그러면 내년에 우리는 비전이 없다. 세 선수들이 올라와야 내년에 1번부터 9번까지 무서운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NC의 선발진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신민혁은 5월 말경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를 전망이다. 2018년 2차 5라운드 전체 4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신민혁은 지난해까지 127경기(548.1이닝)에서 28승 32패 평균자책점 4.43을 마크한 우완투수다. 올해 나선 8경기(37.2이닝)에서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5.02를 올리고 있다.
이호준 감독은 “(신)민혁이가 잘 던지고 있는데,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와 자주 붙기도 한다. 지금 (쉴) 타이밍을 한 번 잡고 있다. 수술 경력도 있고, 4일 턴도 두 번 했다. 한 템포 쉬게하려 한다. 투수 코치님과 5월 말쯤으로 정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원래 그 전에 한 번 (2군으로) 내리려 했는데, 본인이 아프지도 않고, 너무 좋다고 강력히 반대를 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는데, (한 차례 휴식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김)녹원이, (이)준혁이, (김)태경이 등 어린 선수들이 선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