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단독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격돌한다.
롯데와 KIA는 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리그 주말 3연전 둘째날 경기를 치른다. 4일 열린 3연전 첫째날 경기서는 KIA가 8회 필승조를 상대로 5점을 뽑아낸 집중력을 앞세워 짜릿한 5-7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44승 4무 36패 승률 0.550으로 4위를 지켰고, 롯데도 45승 3무 36패 승률 0.556으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2위 자리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5일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롯데와 KIA 가운데 승자가 단독 2위를 차지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공동 2위 LG가 최근 3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롯데와 KIA에겐 시즌 처음으로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IA의 최근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 시즌 초반 쏟아진 부상자 탓에 디펜딩챔피언 답지 않게 하위권에 머물렀던 KIA는 6월을 승률 1위로 마쳤다. 6월 한달에만 15승 2무 7패(승률 0.682)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마치면서 순위를 단독 4위까지 끌어올렸다. 공동 2위 그룹인 롯데, LG와는 0.5경기 차, 내심 이제 선두 한화 이글스(3경기 차)노려 볼 수 있는 위치다.
롯데도 이날을 기다려온 것은 마찬가지다. 6월 동안 꾸준히 3위를 지켰던 롯데는 7월이 된 이후 지난 3일 마침내 공동 2위로 올라섰다. 4일 경기 패배에도 LG가 함께 패하면서 2위를 지켰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KIA와 롯데 모두 간절하게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디펜딩챔피언 KIA는 올 시즌 오욕과 굴욕의 나날이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빛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휘청였다. 지난해 챔피언답지 않은 아쉬운 모습이 속출하며 시즌 9위까지 추락하며 승률 5할을 오매불망 고대했던 시기도 길었다. 하지만 어느덧 되찾은 챔프의 위용 속에 최근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 됐고, 자신들의 원래 자리를 되찾으려는 의지가 충만하다.
롯데의 오욕의 계절은 더 길었다.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팬들의 실망은 컸다. 시즌 초반에만 상위권을 지키다 이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반복 속에 수많은 질타를 받아왔던 지난 몇년이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 부임하면서 시즌 막바지까지 점차 달라지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던 롯데는 올해 꾸준히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제 후반기를 향해가는 이 시기에 지난 7년 동안은 감히 쳐다볼 수 없었던 순위들이 바로 눈앞에 있다.
롯데와 KIA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5일 3연전 둘째날 경기에서 양 팀은 올 시즌 토종 에이스들이 격돌한다.
먼저 롯데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출격한다. 박세웅은 올 시즌 개막전 패배 이후 8연승을 질주하며 5월 중순까지 리그 최고 투수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지독한 부진에 빠지면서 내리 4연패를 당했다. 그 사이 연승 기간 2.25였던 평균자책 기록도 6월 22일 삼성전 패배 이후 4.8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박세웅 스스로를 옭아매던 지독한 무승의 저주를 지난 경기서 벗겨냈다. 지난달 29일 KT전서 5.1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침내 시즌 9승째를 수확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제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건 분명하다. 속절없이 흔들리는 모습이 아닌 시즌 초반 롯데의 상승세를 앞장 서서 이끌었던 에이스의 당당한 모습을 다시 보길 원할 터다. 박세웅의 올 시즌 KIA 상대 첫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KIA도 올 시즌 팀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김도현에게 승리를 기대한다. 2019 한화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해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도현은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 시즌 15경기서 3승 3패 평균자책 3.44를 기록하며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KIA 타선의 득점 지원이 부족해 겨우 3승에 머물고 있지만 평균자책 부문에선 리그 15위, 팀내 3위에 올라 있는 김도현이다. 리그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 원투펀치와 함께 올 시즌 KIA 마운드를 이끌었던 이가 김도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김도현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부족한 승리다. KIA가 파죽지세를 보였던 지난 6월에도 김도현은 1승 평균자책 3.68의 성적에 그쳤다. 3경기는 모두 2실점 이하로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6월 28일 LG전서는 3.1이닝 7실점(5자책)으로 올해 최다 실점으로 부진했다.
올해 롯데를 상대로 2경기서 1승 평균자책 0.84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던 김도현이 KIA의 2위 등극과 함께 자신의 승리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