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영향이 컸을까. 중국 축구 팬들은 차기 사령탑 선임 소식에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누가 오든 큰 기대가 없는 듯하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17일(한국시간) “믿음직한 감독이 중국 축구대표팀을 이끈다”라며 “그는 중국축구협회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의향이 크다”라며 후안 오소리오 감독의 부임이 가까워졌다고 알렸다.
오소리오 감독은 콜롬비아 출신으로 2000년 지도자의 길을 걸어 2006년부터 감독 커리어를 쌓은 베테랑이다. 그동안 시카고 파이어, 뉴욕 레드불스(이상 미국),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 상파울루(브라질) 등을 이끌었다. 2015년에는 멕시코 대표팀을 이끌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다. 당시 신태용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을 1-2로 꺾고 16강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파라과이 대표팀을 거쳐 아틀레티코 나시오날, 아메리카 데 칼리(콜롬비아), 자말렉(이집트), 아틀레치쿠 파라나엔시(브라질), 클루브 티후아나(멕시코) 등을 이끌었다.
오소리오 감독은 3월 티후아나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무직이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후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과 결별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계약 당시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시 경질되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서고 있다. 7일 한국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는 데얀 주르예비치 임시 감독 체제로 출전해 1승 2패로 일본, 한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소후닷컴’은 오소리오 감독에 대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이끈 감독이다. 러시아 대회에서 독일과 한국을 꺾고 이변을 만들었다”라며 “과거 맨체스터 시티 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당시 중국 축구 스타였던 쑨지하이를 지도했다. 매우 풍부한 경력을 갖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소리오 감독은 전술적으로 유연한 지도자다. 4-2-3-1, 4-3-3 포메이션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여러 남미 강호 클럽팀을 맡으며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줬다”라며 “그는 중국축구협회가 제시한 낮은 연봉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100만~120만 유로의 연봉을 지급할 예정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타 팀과의 협상을 잠시 보류하고 중국과 대화 창구를 열었다. 중국을 이끌 열정과 의지가 매우 강력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매체가 부른 희망가는 팬들에게 와닿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팬심은 이미 바닥난 모습이었다. 해당 보도를 두고 팬들은 “중국 축구의 문제는 감독이 아니다. 누가 오는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감독이든 믿을만 했다. 축구협회와 선수들이 믿을만하지 못하다”, “모든 감독이 찬란한 경력을 보유했지만, 중국만 오면 이상해진다. 중국축구협회는 우리 축구가 왜 이렇게 형편없는지 모른다”, “중국 대표팀은 신(神)이 이끌어도 망할 것”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