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할까.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새 시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동행 의지를 엿보였다.
토트넘은 31일 홍콩 카이탁 스포츠 파크에서 아스널과 프리시즌 일정을 앞두고 있다. 최대 라이벌인 아스널과 북런던더비가 영국 밖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새 시즌 개막 전부터 타국에서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여전히 뜨거운 관심사는 ‘손흥민의 거취’였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입장의 변화가 있었다. 프랭크 감독은 “현재 손흥민은 팀에 있다. 그가 있어서 기쁘다. 훈련도 잘했고, 그동안 경기에도 나섰다. 중요한 것은 그가 토트넘 선수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토트넘 공격수 영입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이 가까워졌다. 모하메드 쿠두스 이후 빠르게 추가 보강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노팅엄 측이 사전 접촉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다. 토트넘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깁스-화이트는 최근 노팅엄과 2028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깁스-화이트의 영입 실패로 인해 손흥민의 잔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미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잔류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프랭크 감독은 ‘맨 인 블레이저스’와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을 두고 “그가 토트넘에서 쌓아온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좋은 사고방식, 리더십을 보여줬다. 새 시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강점에 대해서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손흥민의 포지션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왼쪽 윙어로도, 최전방 공격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손흥민의 강점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 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1월 계약 연장 옵션 발동 후 추가 계약 소식이 없다. 토트넘은 30대에 접어든 선수에게 재계약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1992년생으로 올해 33세가 된 손흥민에게도 마찬가지다. 손흥민 또한 토트넘과 결별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후 “나도 내가 어디서 뛸지 모르겠다.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만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LA)FC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 이적에 대해 토트넘에 초기 제안을 넣은 상황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손흥민과 프랭크 감독이 면담을 통해 미래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MLS에는 ‘지명 선수 제도’ 규정이 있다. 샐러리캡과 관계없이 각 팀별 3명의 선수의 연봉을 정할 수 있다. LAFC는 최근 올리비에 지루가 릴 LOSC(프랑스)로 이적했다. 그의 대체자로 손흥민을 낙점했다. LAFC는 손흥민을 지명 선수로 등록해 높은 연봉 조건을 내세울 계획이다.
손흥민의 거취는 아시아 투어 이후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아시아 투어 기간 손흥민의 의무 출전 여부와 관련된 계약 사항이 존재한다는 현지 보도가 전해졌다. 그전에 손흥민이 떠난다면, 토트넘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손흥민은 홍콩-한국에서 이어지는 2025 아시아 투어 명단에 포함됐다.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과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자신의 미래를 둘러싼 목소리를 높일지 주목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