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폰세(한화 이글스)가 슈퍼 에이스의 위력을 발휘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를 2-0으로 눌렀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한화는 62승 3무 42패를 기록, 2위를 지켰다. 1위 LG 트윈스(66승 2무 42패)와의 승차는 변함없이 2경기다.
선발투수 폰세의 호투가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위력적인 공들을 뿌리며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초는 다소 불안했다. 김동혁을 낫아웃으로 잡아냈지만, 한태양의 볼넷 및 고승민의 좌전 안타로 1사 1, 2루에 몰렸다. 다행히 빅터 레이예스를 유격수 직선타로 유도했고, 이때 한태양이 미처 귀루하지 못하며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2회초는 깔끔했다. 윤동희(우익수 플라이), 노진혁(유격수 플라이), 유강남(2루수 땅볼)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초에도 손호영(삼진), 전민재(유격수 땅볼), 김동혁(삼진)을 모두 물리쳤다.
안정감은 4회초에도 이어졌다. 한태양(좌익수 플라이), 고승민(낫아웃), 레이예스(중견수 플라이)를 돌려세웠다. 5회초에는 윤동희(유격수 땅볼), 노진혁(1루수 땅볼)을 잡아낸 뒤 유강남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손호영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초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전민재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로 무사 2루에 봉착했으나, 김동혁, 한태양, 고승민을 모두 삼진으로 이끌었다. 이후 7회초에는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묶은 뒤 윤동희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노진혁(유격수 플라이), 유강남(유격수 땅볼)을 범타로 유도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109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측정됐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그대로 한화가 승전고를 울림에 따라 시즌 15승(무패)을 수확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날 결과로 폰세는 여러 대기록들과 마주했다. 먼저 그는 정민태(현대 유니콘스·2003년)와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2017년)가 보유했던 KBO리그 개막 후 선발 최다 14연승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23경기 만에 한 시즌 200탈삼진도 돌파했다. 종전 기록은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보유한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2021년)의 25경기였다. 200탈삼진 또한 한화 소속 선수로는 정민철(1996년 203탈삼진), 류현진(2006년 204탈삼진·2012년 210탈삼진)에 이은 4번째 기록이다.
여기에 사령탑에게는 통산 1000승을 선물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승전보로 김응용(1554승 68무 1288패), 김성근(1388승 60무 1203패) 감독에 이어 역대 프로야구 3번째로 1000승(860패 34무) 고지를 밟았다. 66세 9개월 11일의 나이로 달성해 종전 김성근 감독(65세 8개월 21일)의 최고령 기록도 경신했다.
경기 후 연합뉴스에 따르면 폰세는 “정말 감사드린다. 너무 기쁘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정말 노력했다. 경기 초반 득점 지원을 받고 불펜이 잘 막아준 덕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코치진에게 특별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개막 15연승 및 200탈삼진보다는 지난 5월 17일 대전 SSG랜더스전에서 해낸 한 경기 18탈삼진 기록이 더 의미있다고.
그는 개막 15연승과 200탈삼진 중 무엇이 더 의미 있냐는 질문에 “솔직히 한 경기 18탈삼진이 더 기뻤다”며 “15승, 200탈삼진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가능할 수 있지만, 한 경기 18탈삼진은 상상도 못 한 기록이었다. 그 순간이 가장 특별하다”고 웃었다.
끝으로 폰세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매일 야구장에서 내 역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선발 투수로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고 우승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