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 ‘DRS -15’ 중견수 이정후의 다짐 [MK인터뷰]

십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치를 보여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그는 더 나은 중견수가 되고 싶어 한다.

이정후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경기에서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얀디 디아즈의 우중간 방면 타구를 끝까지 추적, 슬라이딩하며 잡았는데 이 과정에서 글러브에서 빠져나온 공을 다리 사이로 잡는 묘기를 보여줬다.

구단 중계 전담 해설가인 마이크 크루카우는 “십년에 한 번 나올만한 수비(Catch of the Decade)”라 표현했다. 이 장면은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더 나아가 영국 매체 BBC에도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정후는 더 나은 중견수가 되기를 원한다. 사진= Robert Edwards-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더 나은 중견수가 되기를 원한다. 사진= Robert Edwards-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하루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정후는 웃으면서 “10년간은 진짜 없을 거 같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거 같다”며 전날 장면을 떠올렸다.

“사실 선수로서 핑계 대고 싶지는 않다”며 말문을 연 그는 “우리 홈구장이 바람이 많이 분다. 나는 한국에서 야외 홈구장을 썼던 경험도 없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야외 구장에서 홈경기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바람의 영향을 이렇게 많이 받은 적은 없었던 거 같다. 야외 구장에서 경기해도 비가 오거나 습할 때는 있어도 바람이 분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바다가 있는 도시를 가도 구장 자체는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져서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제는 낮 경기인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더라. 타구 낙구 지점을 판단하기 힘들었다. 공보다 빨리 쫓아가야 하는데 생각할 때는 타구가 거기까지 갈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 점점 멀리 날아갔다. 우타자가 친 타구다 보니 타구가 오른쪽으로 휘는 것도 있었다. 쫓아가서 어떻게든 잡으려고 했다. 이제는 안 나올 장면”이라며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이정후가 돌아본 환상적인 ‘무릎 캐치’

이 장면처럼, 이번 시즌 이정후는 몇 차례 중견수 수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수비 지표는 이정후가 리그 최악의 중견수라고 말해주고 있다. DRS(Defensive Runs Saved) -15로 규정 이닝 채운 중견수 중 세드릭 멀린스(-17) 다음으로 나쁘다. OAA(Out Above Average)도 -3으로 조 아델(-8) 다음으로 안 좋다. OAA -3은 리그 하위 17% 수준이다.

송구 최고 구속을 나타내는 팔 힘(Arm Strength)은 91.4마일로 리그 백분위 92%를 기록중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좋은 수비 지표가 없다.

이런 수치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이정후는 “7월초까지는 좋았던 때도 있다. 그때는 얘기가 안 나오다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 ‘좋을 때는 왜 얘기를 안 해주지’같은 생각도 든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어쩔 수 없다. 수치가 일단 그렇게 나온 것”이라며 현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애틀란타 원정에서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와 호흡이 맞지 않아 타구를 놓쳤던 장면 등 몇 가지 아쉬웠던 장면들을 언급했다.

이어 “사실 이것은 내가 잘못한 것이다. 잘못한 것이고, 올해 경험을 쌓으면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좋아질 일은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이정후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홈경기에서 어려운 수비를 해냈다. 사진= Jose Carlos Fajardo/Bay Area News Group via AP=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홈경기에서 어려운 수비를 해냈다. 사진= Jose Carlos Fajardo/Bay Area News Group via AP= 연합뉴스 제공

중견수 이정후의 수비 성적이 안 좋게 나온 것에는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크다. 일단 오라클파크는 중견수 수비가 어려운 구장이다. 바닷가 바로 옆이라 바람도 심하고 외야도 넓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들의 최근 시즌 DRS를 보면 2022년 -9, 2023년 -7, 그리고 2024년에는 리그에서 가장 나쁜 -24 기록했다. 이정후의 부상 이탈 이후 주로 중견수 수비를 맡았던 엘리엇 라모스(-15) 그랜트 맥크레이(-3)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수비 보여줬다. 2021년 이후 오라클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며 500이닝 이상 중견수를 소화한 선수 중 DRS가 0보다 높았던 선수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2022시즌 +4), 스티브 더거(2021시즌 +5)가 전부다.

이정후는 여러 악조건에도 더 좋은 수비 성적을 남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D. Ross Cameron-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이정후는 여러 악조건에도 더 좋은 수비 성적을 남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D. Ross Cameron-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여기에 주위 선수들의 도움도 절실하다. 김하성이 2023년 한국인 최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주위에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제이크 크로넨워스같은 수준급 수비수들이 함께한 덕분이었다.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 주전 우익수 야스트렘스키는 +5로 그럭저럭 활약했지만, 좌익수 라모스가 -7로 부진했다.

이정후는 이런 악조건에도 “잘 해내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사실 작년에 다 경험해야 했던 것들인데 부상으로 빠졌다. 올해 경험을 쌓아서 더 나은 내년, 그리고 더 나은 내후년을 준비할 것”이라며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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