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접전은 커녕 이제 5위도 위태롭다.

롯데 자이언츠가 충격의 12연패 악몽에 빠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NC 다이노스에 1-4로 패했다.

이로써 12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57패(58승 5무)째를 떠안으며 NC에게 4위 자리마저 내주고 KT 위즈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롯데가 12연패를 당한 것은 무려 12년만의 일인데, 순위 경쟁 팀과의 경기서 내리 패하면서 이제는 가을야구마저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반면 이로써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함과 동시에 3연승을 달린 NC는 54승 6무 53패를 기록, 5할 승률을 돌파하며 4위로 올라섰다. 3위 SSG 랜더스와는 1.5경기로 추격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시즌 막바지 극적인 대역전 가을야구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롯데의 12연패는 수렁 속에 빠진 듯한 상황이다. 롯데가 12연패를 당한 것은 2003년 7월 8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8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당했던 15연패 이후 무려 22년만의 일이다. 동시에 지난 5월 키움 히어로즈가 기록했던 10연패를 넘어 올 시즌 한 구단 단일 시즌 최다연패 기록을 이틀 연속 스스로 다시 썼다.

8월 7일 사직 KIA전서 첫 패배가 시작된 이후로 14경기서 승리 없이 2무 12패를 당하면서 3위에서 공동 5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연패 시작 직전까지 무려 95% 내외에 달했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도 이제는 현실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이틀 연속 실책이 패배의 빌미가 됐고, 토종에이스에 이어 외인에이스도 팀을 구하지 못했다. 23일 선발 투수로 나선 감보아는 5이닝 6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또한 야수진에선 3회 이호준, 5회 노진혁의 실책이 나왔다. 특히 5회 노진혁의 실책은 역전에 이은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경기 초반만 해도 롯데의 분위기였다. 롯데는 2회초 유강남의 땅볼 타구에 나온 상대 3루수 김휘집의 포구 실책과 노진혁의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손호영의 파울 타구가 NC 1루수 데이비슨의 호수비에 잡히면서 분위기가 끊겼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서도 황성빈이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롯데는 3회 초에도 박찬형의 좌전 2루타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으나 후속 타자가 범타와 삼진에 그쳤다. NC 역시 3회 말 1사 1,3루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답답한 ‘0의 균형’ 속에 이어졌다.

4회 초 롯데가 결국 기선제압했다. 노진혁의 볼넷과 손호영의 희생 번트로 연결된 1사 2루에서 이호준이 1타점 중전 적시 2루타를 치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후속 상황 장두성의 중전 안타 및 2루 도루로 계속된 1사 2, 3루에서는 황성빈(투수 직선타), 박찬형(포수 파울 플라이)이 범타로 돌아서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대량 득점에 연속해서 실패한 것과 다시 나온 실책이 역전으로 이어졌다. 5회 감보아가 천재환에게 볼넷, 김주원에게 우전 안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어 감보아가 박건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감보아가 데이비슨에게 땅볼을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렸지만 후속 타자 최정원에게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맞았다. 거기에 롯데의 1루수 노진혁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NC 2명의 주자가 마저 홈을 밟았다. 이어 NC가 김휘집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면서 경기는 1-4로 흐름이 갈렸다.

이후 롯데는 결국 산발 기회밖에 만들지 못했고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NC의 완승으로 끝났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4~5위 팀을 5경기 차 이상으로 넉넉하게 제치면서 오히려 당시 2위였던 LG 트윈스를 3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후반기에도 좋은 출발을 했지만 8월 들어 3승 2무 14패의 속절 없는 추락으로 불과 3주만에 이제는 가을야구조차 위험한 상황이 됐다.

이제 롯데는 공동 5위로 처져 있는 상황. 투타의 전력 자체가 후반기 동반 하락 중이고, 접전에서 실책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팀의 부담감이 계속 가중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거기에 더해 최근 회복세의 삼성이 1.5경기 차로 롯데를 뒤쫓고 있고, KT나 NC와의 순위경쟁도 현재 분위기라면 험난함이 예상된다.

롯데는 2017시즌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암흑기를 경험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치를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전력의 리스크들이 8월 이후 쏟아지면서 결국 그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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