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축구 대표팀은 이중국적 및 귀화 선수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공동 개최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위해 이중국적 및 귀화 선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국적 배경을 가리지 않고 경쟁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ESPN 멕시코판’은 12월 15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대표팀을 둘러싼 변화의 핵심으로 ‘이중국적 및 귀화 선수 활용’을 짚었다.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대표로 뛸 자격이 있고, 대표팀 수준에 부합한다면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둔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정책은 세 번째 대표팀 임기를 맞은 아기레 감독 체제에서 더 두드러진다.
현재 멕시코 대표팀엔 이미 다섯 명의 이중국적 선수가 포함됐다. 아기레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 실수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신적으로 강하고, 최고의 선수를 찾는 것이 내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멕시코 대표팀 명단만 봐도 변화가 뚜렷하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이중국적의 헤르만 베르테라메, 미국과 멕시코 국적을 지닌 오베드 바르가스와 호르헤 루발카바가 이름을 올렸다.
바르가스는 “미국에서 태어난 젊은 멕시코계 선수들은 멕시코를 대표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엔 귀화 선수도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어린 시절 멕시코로 이주해 귀화한 산티아고 히메네스, 콜롬비아 출신으로 17세에 멕시코에 정착한 훌리안 키뇨네스가 대표적이다. 단, 이들은 지난번 대표팀 명단에선 제외됐다.
멕시코는 다음으로 알바로 피달고를 주시하고 있다.
스페인 국적의 피달고는 오랜 기간 멕시코 대표팀과 접촉해 왔다. 피달고는 내년 3월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스페인 대신 멕시코 대표로 뛸 수 있다.
피달고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 출신으로 2021년부턴 멕시코 프로축구 1부 리그 명문 클루브 아메리카에서 활약 중이다.
아기레 감독은 “법적으로 멕시코인이 될 자격이 있고, 멕시코 축구를 하고 있다면 문을 닫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멕시코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이중국적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퀴라소와 아이티 등 카리브해 국가들은 유럽에서 자국 대표가 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데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수리남은 최근 6개월 동안만 여섯 명의 선수가 소속 협회를 바꾸며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멕시코에선 유소년 대표팀에서도 이중국적 및 귀화 선수를 받아들이고 있다.
멕시코 축구협회 유소년 대표 총괄 안드레스 리니니의 주도로 가능한 모든 후보를 발굴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멕시코 U-20 대표팀은 올해 U-20 월드컵에 네 명의 이중국적 선수를 포함해 8강에 올랐다. U-17 대표팀도 네 명의 이중국적 선수를 보유한 채 U-17 월드컵에 나섰다.
국적의 경계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멕시코는 이중국적 선수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