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방법이 없었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르브론 ‘킹’ 제임스의 커리어에서 보스턴 셀틱스, 그리고 Big3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피지컬 면에서 최전성기에 있었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1기 시절, 그의 NBA 정상 도전을 막아선 가장 강한 적이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2007-08시즌 동부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보스턴을 처음 만났다. 폴 피어스, 케빈 가넷, 레이 앨런이 처음으로 동행한 그 시즌, 제임스는 무려 7차전까지 이어지는 혈전을 치렀으나 결국 3승 4패로 무너졌다.
2년 뒤, 우승 후보로 올라선 클리블랜드와 제임스는 2009-10 동부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다시 보스턴을 만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2승 1패로 앞서고도 내리 3연패, 또 한 번 ‘광탈’했다.
보스턴은 제임스가 디시전 쇼를 통해 클리블랜드를 떠나 마이애미로 향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됐다. 결국 Big3에 라존 론도까지 가세한 보스턴을 넘어야만 NBA 정상으로 갈 수 있었고 그렇기에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시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1년 뒤, 제임스는 분명 복수에 성공했다. 2010-11 동부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보스턴을 4승 1패로 무너뜨리고 당당히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러나 더크 노비츠키가 버틴 댈러스 매버릭스에 무너지며 첫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제임스. 보스턴은 다시 한 번 그의 앞에 섰고 NBA 역사상 가장 무서운 남자를 상대해야만 했다.
마이애미는 1년 전과 달리 보스턴을 상대로 고전했다. 2011-12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 2연승을 거둔 후 내리 3연패, 탈락 직전이었다. 이대로 패배한다면 제임스는 큰 좌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러나 위기의 순간, 제임스는 괴물로 변했다.
6차전을 앞둔 제임스의 눈빛은 대단했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집중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리고 보스턴의 내외곽을 폭격하며 45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경이로운 기록과 함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제임스는 기세를 이어 7차전마저 승리, NBA 파이널에 진출했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4승 1패로 꺾으며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론도는 최근 타나시스 아데토쿤보의 팟캐스트 ‘타나시스 쇼’에 출연, 당시 제임스와의 맞대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론도는 “6차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제임스가 코트에 들어왔을 때 막을 방법이 전혀 없었다. 아마 46점인가 45점인가 넣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의 눈빛을 보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경기는 제임스의 유산과 커리어를 완전히 다른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이겼다면 마이애미는 끝이었을 거야. 제임스는 다른 길을 고민했겠지. 클리블랜드에서 마이애미로 옮긴 이유가 분명 우리를 넘기 위해서였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론도는 제임스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제임스의 파워에 밀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론도는 “몇 번 직접 수비하려고 해봤다. 근데 나를 작은 파리처럼 그냥 쫓아내 버렸다”라고 돌아봤다.
당시 론도는 NBA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체격 조건에서 큰 차이가 있었으나 제임스에 대한 수비에 두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6차전에서의 제임스는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 그는 ‘신’과 같았다.
만약 제임스가 보스턴에 다시 한 번 좌절했다면 이후 커리어는 어떻게 됐을까.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 결국 ‘친정’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그다. 하나, 마이애미에서 두 번 연속 무너졌다면 다음을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