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청 핸드볼팀의 에이스 이원정이 개막 후 이어진 긴 침묵을 깨고 팀에 소중한 첫 승점을 안겼다. 비록 간절히 바랐던 승리는 아니었지만, 이원정의 손끝에서 시작된 반격은 무너질 뻔한 팀의 분위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 충분했다.
대구광역시청은 지난 30일 광주광역시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여자부 1라운드 서울시청과의 맞대결에서 26-26으로 비겼다.
개막 이후 4연패에 빠져있던 대구광역시청은 이날 무승부로 올 시즌 첫 승점 1점을 확보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레프트윙 이원정이었다. 그는 8골을 몰아치며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됐다. 사실 이원정의 활약은 이번 경기뿐만이 아니다. 현재 그녀는 29개의 슛 중 26골을 성공시키며 팀 내 득점 1위, 전체 득점 랭킹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89.66%라는 경이로운 성공률은 5골 이상 기록한 선수 중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69.9%였던 성공률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이원정은 “1라운드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승점이 없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며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지지 않고 무승부라도 기록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슛 성공률이 급상승한 비결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낮은 득점률 때문에 고민이 정말 많았다”며 “비시즌 동안 연습에만 매진했던 것이 기록으로 나타나 기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중거리 슛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위치에서 골고루 득점을 올리며 상대 수비가 예측하기 힘든 공격수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2라운드 마지막 경기 이후 오랜만에 경기 MVP에 선정된 그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이길 수 있었던 상황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한 팀의 결정력이 못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원정은 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는 ‘후반 집중력 저하’에 대해서도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코트 안에서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부재할 때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며 “슈팅 실수가 발목을 잡은 만큼 슛 연습에 더 매진해야 한다”고 동료들을 독려했다.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공격에서의 정교함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이원정의 시선은 이제 다가올 인천광역시청과의 경기로 향해 있다. 하위권 탈출은 물론 시즌 첫 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는 “다음 경기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죽도록 뛸 것”이라며 “동료들과 조금 더 연습해서 다음엔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거두고, 당당하게 승리 팀의 MVP로 다시 서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