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의 숫자는 늘었지만,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홍명보 감독의 3백 전술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시급하다. 이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70여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 28일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친선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전반 35분 에반 게상, 전반 추가시간 시몽 아딩그라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반전에는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 등을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으나 후반 17분 마르시알 고도, 후반 추가시간 윌프리드 싱고에게 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인 3월 A매치. 홍명보호는 본선에서 같은 조에 묶인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예행하기 위해 코트디부아르와 맞섰으나 쓰라린 결과만 남았다. 오현규, 설영우, 이강인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장면 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지 못했다.
수비는 핵심 김민재를 필두로 김태현과 조유민이 함께 호흡을 맞췄으나 코트디부아르 공격수들의 개인 능력에 맥을 못 추지 못했다. 대인 수비와 넓은 공간 커버에 강점이 있는 김민재 역시 제 능력을 완벽하게 펼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3백 카드를 실험 중이다. 이는 본선에서 변수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전술.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첫선을 보였고, 9월부터 지금까지 해외파가 합류한 완전체로 가동 중이다. 홍 감독의 의도는 분명하다. 후방의 안정감을 높이고, 빠른 속도를 가진 공격진의 개인 능력을 살려 날카로운 역습으로 결과를 가져오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지난 7경기 동안 홍명보표 3백 전술에 대한 불안감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후방의 숫자는 늘었으나 오히려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공격은 한 명이 줄어들며 날카로움이 감소돼다. 결과만 놓고 보면 3백을 사용한 7경기에서 4승 1무 2패다. 다만 내용에서는 아쉬움이 따른다.
완전체 3백을 처음 선보인 미국전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슈팅 17회(한국은 5회)를 허용했다. 페널티 박스 안 슈팅만 11회 내줬다. 이어진 멕시코전도 상대에게 17번의 슈팅을 내주고, 8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열린 10월 A매치에서는 브라질에 0-5로 대패했다. 4차례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삼바군단에 14번의 슈팅을 얻어맞았다. 이어 파라과이에 2-0으로 승리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슈팅 10회(한국은 8회)를 내주며 상대보다 적은 기회를 만들었다.
홍명보호는 11월 A매치에서 볼리비아~가나로 이어지는 홈 2연전을 연승으로 마쳤으나 아쉬운 경기력만 남겼다. 3백 사용 후 볼리비아전만 유일하게 상대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슈팅 12-6으로 압도했다. 그러나 가나전에서는 슈팅 7-12로 또다시 밀려났다. 당시 김민재-박진섭-조유민으로 이어지는 수비가 탄탄하게 후방을 지켜냈고, 이태석의 결승골로 신승을 거뒀다.
코트디부아르전 역시 마찬가지. 슈팅 12-13으로 1차례 부족하다. 결정적 득점 기회를 표시하는 ‘빅 찬스’는 1-7이다. 이 기록에서 코트디부아르는 4골을 만들어낸 셈. 홍명보호는 12번의 슈팅 중 7번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수비 지표도 아쉬움이 컸다. 가로채기 12-15로 3차례 적다. 대체로 상대에게 수비 진영에서 뺏겼다. 볼 리커버리 역시 38-54로 압박의 효과도 크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전 열리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만큼 경기 내용을 뜯어볼 필요가 있다. 4백 복귀도 하나의 선택지다. 대표팀은 화려한 2선을 자랑하고 있다.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 엄지성, 배준호 등이 이번 소집에 포함됐다. 또, 다수의 선수가 소속팀에서 4백 체제로 뛰고 있다. 공격이 무뎌진 만큼 다시 공격의 수를 늘리는 방법도 하나의 카드다.
홍 감독은 전술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코트디부아르전 이후 “4백 변화 자체는 어렵지 않다”라며, “그래도 우리가 더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겠다”라고 3백 전술 보완의 뜻 역시 밝혔다.
홍명보호는 코트디부아르전 완패를 뒤로하고 두 번째 친선 경기를 위해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랄프 랑닉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리아 대표팀과 격돌한다. 전술 변화를 가져갈지, 3백 점검을 마쳤을지 두고 볼 일이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