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그는 동료 로건 웹의 사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정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며 전날 LA다저스와 홈경기 도중 나온 사구에 대해 말했다.
전날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은 6회초 투구 중 다저스 타자 달튼 러싱을 사구로 내보냈다. 초구부터 몸쪽 깊숙이 던진 웹은 2구째 패스트볼로 러싱의 옆구리를 맞혔다.
포수인 러싱이 시리즈 첫 경기에서 이정후가 홈에서 위험한 슬라이딩을 한 이후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아본 뒤 욕을 내뱉은 것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이후 나온 사구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사구가 고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구 직후 배트를 신경질적으로 내던진 이후 2루에서 거친 슬라이딩을 했던 러싱도 고의성을 의심했다.
공을 던진 웹은 전날 등판 이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이정후에게 뭔 일이 있었는가?”라고 되물으며 딴청을 피웠다. 사구에 대해서는 “그저 몸쪽에 패스트볼을 던지려고 했다”고 답했다. 입가에는 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정후는 “그 상황에서 맞힐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고의인지 아닌지는) 로건만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웹과 대화를 나눴는지를 묻자 “경기도 졌고,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야구를 하다 보면 일어나는 일이다. 한국도 그런 일이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투수가 공을 던져야 시작되는 것이다. 투수만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나는 더 할 말이 없는 거 같다”며 말을 이었다.
이정후와 러싱, 두 당사자는 오해를 풀었지만 두 팀의 라이벌 관계라는 특수한 상황이 사구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정후는 이런 의견에 “신시내티 원정 때도 상대와 한 번 싸웠지 않은가. 굳이 라이벌이라 그런 거 같지는 않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고 그런 상황이 생기는 거 같다. 문화 차이인 거 같다. 한국에서는 선배님들끼리 잘 얘기 나눠서 끝내고 사과도 하고 그러는데 여기는 그런 것이 없다”며 생각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당장 다음 달 로스앤젤레스로 다저스와 원정 4연전을 치른다. 그때 이 사건은 다시 회자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이제 지난 상황이고, 다음에 만나면 그때는 또 새로운 상황이니 그걸 가지고 계속 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두 팀 모두 지난 일로 남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제 새로운 상대를 생각해야 할 때다. 이날부터 샌프란시스코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3연전을 갖는다. 이정후는 이날 우완 샌디 알칸타라를 상대로 6번 우익수 출전한다.
이정후는 “계속해서 좋은 투수를 만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안 좋은 투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 선발을 공략하지 못하더라도 불펜을 공략해서 이긴 경기도 있는 것처럼, 일단 최대한 수비할 때 집중하고 기회가 왔을 때 집중력 살려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최근 12경기에서 타율 0.356(45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2루타 3개로 선전중인 그는 “기간별로 잘라서 봤을 때는 누구나 그렇게 좋은 기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또 다른 선수들이 더 잘 칠 때도 있다. 모든 선수가 사이클이 다 맞으면 좋지만, 야구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안 좋은 사이클에서 선수들이 살아날 때쯤 내가 다시 안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은 좋은 사이클을 유자히고 싶다”며 생각을 전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타가 없다는 것. 지난 7경기에서 26타수 9안타로 선전했지만, 그 9개가 모두 단타였다.
이정후는 이와 관련해 “한 개가 잘되면 그 하나를 살려야지 두 가지를 잡으려고 하면 안 되는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내가 장타를 치는 타자도 아니고, 장타는 치다 보면 나오는 것이기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한 번 나오면 계속 나올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걸 의식하면 안 좋아진다. 그냥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며 말을 더했다.
전날 경기에서는 투수 바로 옆으로 스쳐 나가는 타구가 상대 유격수 김혜성의 정면으로 가며 병살타가 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통계적으로 보면 제일 안타가 많은 코스였지만, 미국에서는 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는 거의 없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각도를 조절할 수는 없으니 계속 중심에 때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프트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