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야구가 어렵다. 많이 배우는 것 같다.”
2000안타 고지에 도달했음에도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너털 웃음을 지었다. 시즌 초 다소 고전한 까닭이다.
지난 2006년 2차 8라운드 전체 59번으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양의지는 2019~2022시즌 NC 다이노스를 거친 뒤 2023시즌부터 다시 두산에서 활약 중인 우투우타 베테랑 포수 자원이다. 통산 2005경기에서 타율 0.307(6505타수 2000안타) 287홈런 12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8을 적어냈다.
지난해에도 존재감은 컸다. 130경기에 나서 타율 0.337(454타수 153안타) 20홈런 89타점 OPS 0.939를 기록했다. 시즌 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가 따라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9일 잠실 NC전에서는 대기록과 마주하기도 했다.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리며 KBO 역대 21번째로 2000안타 고지에 도달했다. 베어스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2015년 6월 14일 잠실 NC전 홍성흔에 이어 두 번째다.
더불어 해당 일 38세 11개월 14일이었던 양의지는 이 안타로 역대 포수 최고령 2000안타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2024년 4월 12일 대구 NC전에서 세운 38세 7개월 25일이었다.
경기 후 양의지는 “올해 시즌 초부터 기록 달성할 것이 많았다. 늦었지만, 그래도 빨리 나와 다행이라 생각한다.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내일부터 타석에 들어가면 좀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위대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영광스럽다. 아직 은퇴할 때까지는 멀었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기록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했던 게 많이 기억난다. 2000안타까지 함께한 동료들, 감독님들께 너무 감사하다. (어릴 때 2000안타를 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하루하루 경쟁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 마무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40세가 되기 전 2000경기 출장, 2000안타, 300홈런이 목표였다. 올해 (2000경기 출장, 2000안타) 2개 달성했다.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팀 내 최고참이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강민호, 최형우(삼성) 등 타 팀 고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며, 때로는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고.
그는 “항상 (강)민호 형, (최)형우(삼성) 형과 경기하면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이 이야기는 많이 안 한다. 어릴 때 만나서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한다”며 “(팀 내 후배들과) 나이가 20살씩 차이가 난다. 친한 사람들이 하나 하나 은퇴하니 외로움과의 싸움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외롭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동안 리그를 호령하는 포수로 활약해 왔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20일 기준 성적은 42경기 출전에 타율 0.218(147타수 32안타) 5홈런 23타점이다.
양의지는 “작년에는 쉬웠는데, 올해는 야구가 어렵다.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올해 또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내년에 제가 잘할 수도 있다”며 “타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전광판 안 보고 중요할 때 하나씩만 치려 한다. 동생들을 잘 도와주려 한다. 팀이 이기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김원형)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주장으로서 팀 잘 이끌라 하셨다. 개인 기록 신경 쓰지 않고 이기는 데 더 집중하겠다 말씀드렸다”며 “감독님도 편하게 하라고 배려를 해주셨다. 개인 기록보다는 우리 두산이 가을야구 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 시즌 목표”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