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자신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다.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투구 감각이 좋지 못했고, 그래서 불확실한 면도 많았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이 말만 들으면 이날 경기를 망친 투수같다. 그러나 아니었다. 오타니는 이날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타석에서는 1회 리드오프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는 “결과는 좋았지만, 보시다시피 오늘 과정은 그러지 못했다”며 자신의 투구 내용에 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불확실성’이 정확히 어떤 것을 말하는지를 묻자 그는 “전반적인 감각의 문제”라고 답했다. “나는 내 퍼포먼스와 관련해 꽤 높은 기준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며 만족스런 경기가 아니었다고 자평했다.
3회까지 상대 타선을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으며 순항한 오타니는 4회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개빈 쉬츠에게 좌전 안타 허용하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매니 마차도와 잰더 보가츠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에는 더 극적이었다. 브라이스 존슨,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이후 프레디 페르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에 몰렸으나 타티스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타티스를 병살로 잡은 뒤 격하게 기뻐한 그는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며 당시 환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앞선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마무리는 잘됐다”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투수로 나설 때 더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관련해서는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투수로서 ‘지금이 바로 중요한 순간이다’라는 것을 알게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투수로서 리드오프 홈런을 그것도 두 번이나 기록한 그는 “투수로서 목표는 선제 실점하지 않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좋았다. 먼저 득점을 낼 수 있어 좋았다”며 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날 경기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 자리를 다투는 라이벌과 중요한 일전이었다. 그는 “투구 감각이 좋지 않을 때나 중요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섰을 때 내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가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이번 시즌 투수로 나설 때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는 그는 투수로 나설 때 타격의 중요성을 묻자 “그 부분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타자와 투수의 역할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도록 의도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