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속팀의 복귀 제안도 마다하고 미국에 남은 끝에 빅리그 무대를 밟게된 고우석, 그는 복귀 제안을 거절한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미네소타 트윈스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한 고우석은 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타겟필드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MK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며 지난 5월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 그의 원소속팀인 LG트윈스는 차명석 단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 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더블A에서 뛰고 있던 고우석을 만나 복귀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성사되지 못했다. LG 구단은 고우석이 “미국 야구에 대한 아쉬움과 더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이게 맞나? 내가 한 선택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복잡했던 심정을 전했다.
한국에서는 그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남았나보다’라고 지레짐작할 뿐이었다.
고우석은 “단장님이 오셨을 때도 얘기했지만, 메이저리그를 꿈꾸고 남은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말하지 않고 아끼고 있었는데 이제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 메이저리그를 꿈꾼 것은 아니었고, 내가 배웠던 것, ‘이게 될까?’ 싶었던 것을 해보고 싶었다. 어느 리그에 있든 어려운 환경에서 해보고 싶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정답에 가까운 거라면 잘 되지 않을까 싶었다. 돌아가도라도 내 스스로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 실제로 맞는지 해보고 싶었다”며 미국 잔류를 택한 진짜 이유를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배웠던 것’은 무엇일까?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작년에 마이애미에서 방출된 이후 디트로이트로 가면서 타자와 승부하는 법에 대해 데이터적, 현실적인 관점에 따라 접근 방식을 바꾼 것이 시간이 걸렸다. 올해 빅리그 진출을 목표로 두면 경기에 집중할 수 없기에 어디에 있든 작년에 배운 것들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해보고 이게 맞는지 알고 싶었다.”
그가 말하는 접근 방식은 아주 간단했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는 것, 이른바 ‘어택 더 존’이었다. 내 구위를 설명해주면서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라고 하고, 그 다음에는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헛스윙을 유도하라고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엄청 단순하다. 단순한데 안 되더라. 흔들렸던 경기도 많았다. 이 단순한 것이 어렵다”며 웃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접근법이다. 한국에서는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볼’을 던지는 것을 강조하는 코치들이 많다면, 미국에서는 구위를 믿고 적극적인 존 공략을 장려한다.
고우석은 “한국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던질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어렵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한 차원 더 높은 투구를 하는 것이다. 어디로 던져야 삼진을 잡을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데 지금까지는 초구부터 그렇게 접근했던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3년간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마이너리그의 빛과 어둠을 모두 목격했다. 특히 트리플A에서는 옆자리 동료들이 콜업되는 모습을 보면서 기다림에 애가 타기도 했을 터.
그는 “야구를 잘하고 있어도, 못하고 있어도 똑같은 생각이다. ‘나는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이런 느낌이다. 올해는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잘하고 있어도 자리가 나지 않거나 외부적인 요인, 내부적인 요인으로 못 올라가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얘네는 이런 순간을 몇년을 쌓으며 빅리그에 올라가는구나’라고 생각해니 올해는 그런 생각에서 멀어졌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못가서 더 그랬던 것도 있었다”며 지금까지 느꼈던 생각을 전했다.
빅리그의 꿈은 이뤘다. 이제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마이너 옵션이 있기에 언제든 내려갈 수 있고, 언제든 정리될 수 있는 것이 메이저리그 불펜의 운명이다.
고우석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자, 더 나아가 오늘 일을 반성하며 내일을 준비하자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잘 되가는 중”이라며 하루하루에 집중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나조차도 확신이 없었는데 기대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며 살아남아보겠다. 복귀를 기대하셨던 팬분들에게는 죄송하다. 팬 여러분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LG 선수 출신이다’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해보겠다.”
[미니애폴리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