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KIA 타이거즈전 10연승과 함께 최근 KBO리그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구단 안팎은 냉기가 흐른다.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다. 혹시 모를 선수단의 승부조작 때문이 아니다. 정작 넥센 히어로즈를 흔드는 건 이장석 대표이사다.
지난 11일 넥센 히어로즈가 KIA 타이거즈전을 치르기 직전, 검찰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유일하게 구름 관중(1만5286명)이 몰린 고척돔은 다른 이유로 시끌벅적했다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검찰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영인의 구단 관리 및 도덕성에 심한 스크래치가 났다. 덮고 있던 사실은 생각보다 더욱 놀라웠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토록 심각한 사안일 줄 몰랐다. 정확히 말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봤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은 지난 5월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이 대표를 고소했다.
그때까지는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여겨졌다. 지난 2008년 넥센 히어로즈에 20억원을 투자한 홍 회장이 40% 구단 지분만을 요구했고, 이와 관련해 오랜 기간 법적 공방을 벌였다. 보유 주식이 없어 양도할 수 없으니 28억원을 지급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었다(지난 7월 22일 공판에서 이 대표는 패소했다). 투자금의 보전 방식에 대한 사기 혐의 외 횡령 혐의 고소는 홍 회장의 압박 카드가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그렇기에 검찰의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이 컸다. 검찰은 증거 인멸을 고려해 지난달 출국금지 조치를 하면서 구단 사무실 및 이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그리고 계좌를 추적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횡령 및 배임을 했다고 밝혔다.
작은 돈도 아니다. 50억여원에 이른다. 잠깐만이 아니다. 몇 년간에 걸쳐 이뤄졌다. 야구장 내 입점 매점 보증금, 광고비 등을 타인의 계좌를 거쳐 개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것. 횡령 및 배임은 중대한 ‘범죄’다.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야구계가 최근 승부조작 및 도박으로 뒤숭숭한 터라, 이 대표를 둘러싼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덜 회자된 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상황은 급변할지 모른다.
당장 이 대표가 구속되는 건 아니다. 구속 여부도 오는 16일 영장실질심사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넥센 히어로즈의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고, 올바른 방식은 아니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표의 위기다. 넥센 히어로즈 초기 자금 사정이 어려웠을 때보다 더 큰 고난이다. 이 대표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적극적인 선진 야구 도입 및 체계적인 육성 관리, 그리고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빌리 장석’으로 불렸던 그의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또한, 그는 한 구단의 대표이사로서 넥센 히어로즈와 KBO리그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품위 손상이다.
단순 경영권 방어 차원이 아니다. 사기 및 횡령 혐의의 구속 여부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도 달라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원 자격이 박탈된다.
KBO는 각 구단의 대표이사를 이사(임원)로 둔다. 그런데 KBO 정관 제13조(임원의 해임 등)에 따르면, ‘임원 간의 분쟁·회계부정 또는 현저한 부당행위’를 한 이사를 총회 의결을 거쳐 해임할 수 있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임원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