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자와 패자를 결정한 건 경기 초반 실책이었다. 단기전에서 강조되는 수비, 기본기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성이 또 한 번 강조됐다.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 양 팀은 현 상황에서 1승을 가장 확실하게 챙겨줄 수 있는 선발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렸다. KIA 헥터 노에시와 LG 데이비드 허프는 초반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허프는 1회초 2사 후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먼저 나온 탓에 한 타자를 더 상대해야 했지만 KIA 4번 나지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왔다. 반면 1,2회 연속 이닝 출루를 허용했던 헥터는 유격수 김선빈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헥터와 허프는 3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팽팽한 투수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 긴장감은 얼마 가지 못했다. 4회초 또 다시 오지환의 실책 하나가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양 팀 선발투수들의 압도적인 구위가 돋보였기에 선취점 싸움이 예상됐는데, KIA의 선취점은 LG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실책 하나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LG가 잃은 건 단순 2점이 아니라 분위기였다.
오지환의 실책 이후 경기장 공기는 KIA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KIA 더그아웃과 응원단은 이즈음부터 승리를 예감하고 있는 듯했다. 반면 LG 쪽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더욱 경직돼 버렸다.
4-0으로 무난하게 앞서가던 KIA였지만 경기를 무실점으로 끝내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KIA의 첫 실점 역시 실책 직후 나왔다. 무사 2루서 유격수 김선빈의 뜬공 실책이 나와 무사 2,3루라는 큰 위기로 이어졌다. 헥터가 바로 다음 타자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분위기는 다시 LG에 호재를 알렸다. KIA로서는 고효준과 윤석민을 투입하면서 가까스로 이닝을 마친 게 다행일 정도였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경기 내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피칭을 보여줬다. 결국 수비 차이가 1차전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좋은 타구가 나왔는데 김선빈의 호수비에 막혔다. 상대 수비가 좋았다. 승부처는 그 때였다”며 수비로 갈린 결과에 대해 언급했다. 2차전 역시 수비의 중요성이 또 한 번 강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