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포커스] 프로야구 초보 감독, 첫 시즌 어땠나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누구나 처음부터 자동차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 면허를 따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 뒷면에 ‘초보운전’이라고 스티커를 붙일지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는 게 에티켓이지만, 실상은 초보운전이라 깔보는 경우가 많다.

프로야구에 숱하게 등장한 초보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명장은 없다. 좋던 싫던, 누구나 감독 1년 차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다.

2017시즌도 세 명의 감독이 새롭게 KBO리그에 등장했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44) 감독,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46) 감독,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54) 감독이다. 엄밀히 말하면 힐만 감독은 미국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감독을 역임한 경력자지만, 어찌됐건 한국에서 사령탑은 처음이다. 김한수 감독은 오랜 시간 삼성 코칭스태프로 현장 경험이 있지만, 운영팀장을 역임한 장정석 감독은 프런트 경력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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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셋은 시즌 초반 나란히 연패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넥센이 개막 후 5연패, SK가 개막 후 6연패에 빠졌고, 삼성은 7연패에 빠졌다. 세 팀을 두고 팀 앞 영문 이니셜을 따 SNS 동맹이라고 부르는 등 초보 감독들의 힘든 데뷔 시즌이 시작됐다는 시선이 많았다. 16일 현재 넥센은 연패 후 연승을 달리는 등 5승8패로 승패 간의 차이를 줄였고, SK도 역시 4연승을 달리며 6승7패로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삼성은 2승11패, 최하위로 처져 있다.



▲ 혹독한 첫 시즌...초보감독에 붙는 ‘의구심’

김한수 감독과 마찬가지로, 혹독한 1년차를 보낸 감독들이 많다. 처음부터 감독이었던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를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으로 이끌고, 3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사령탑을 맡아 각각 4강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국민감독’ 김인식(71) 감독은 1991년 신생팀 쌍방울 레이더스의 창단 감독을 맡아 52승3무71패로 7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창단팀 감독으로 꼴찌(8위)를 면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야구의 신’ 김성근(75) 감독은 1년차였던 1984년 OB베어스를 58승1무41패로 최종 3위로 이끌었다(야구연감을 보면 김 감독은 감독 기록은 1982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OB사령탑이었던 김영덕 감독 대신 7경기 감독대행을 역임한 기록이다). 다만 당시는 전·후기 리그제라 전기 우승팀과 후기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방식이었다. OB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도 초짜 시절을 거쳤다. 사진=MK스포츠 DB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도 초짜 시절을 거쳤다. 사진=MK스포츠 DB
롯데 자이언츠를 1984년, 1992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끈 강병철(71) 감독도 혹독한 데뷔과정을 거쳤다. 다만 강 감독은 1983시즌 중 중도 퇴진한 박영길 감독의 뒤를 이어 대행부터 시작했다. 1983시즌 롯데는 최하위(6위)로 시즌을 마쳤는데, 강 감독이 대행으로 이끈 50경기 승률은 21승 29패로 0.420이다. 강 감독은 정식감독 첫 시즌이었던 1984년에는 롯데를 후기 우승으로 이끌었고(전기 우승팀 삼성의 상대 고르기 덕이라는 논란이 남아있다), 한국시리즈에서 故 최동원의 역투에 힘입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물론 한국시리즈에서 10차례나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응용 감독은 감독 첫 해인 1983시즌 해태 타이거즈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다만 당시에는 프로 초창기이고, 김응용 감독은 프로 이전 실업팀(한일은행)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해, 순수 초보 감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물론 앞서 언급한 김인식 김성근 강병철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고교와 대학 등에서 감독을 역임해 초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초보감독 딱지는 ‘의구심’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감독의 데뷔 시즌이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6일 현재 10승3패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KIA타이거즈 김기태(48) 감독도 감독 첫 시즌(LG)이었던 2012년 7위(57승4무72패)에 그쳤다. 현재 LG를 맡고 있는 양상문(56) 감독도 2004년 롯데를 맡아 최하위(8위)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2년차인 조원우(46) 롯데 감독도 지난해 팀이 8위에 그치며 혹독한 데뷔를 치렀다. 과거에는 전임 감독이 시즌 중반 중도 퇴진해, 사령탑을 맡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초보감독이라는 딱지 때문에 고생한 이가 2011시즌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맡은 양승호(57) 감독이다. 2006년 LG트윈스 감독대행과 고려대 감독을 거쳤지만, 프로 사령탑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심을 보내는 야구팬들이 많았다. 당시 롯데 사령탑을 맡아 4월 꼴찌까지 순위가 떨어지자 협박메시지를 보내는 팬들로 인해 휴대폰 번호도 수차례 바꿨다. 하지만 이후 자신의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팀을 수습해, 롯데 구단 역대 페넌트레이스 최고 순위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우천 취소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데뷔년도인 2015시즌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우천 취소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데뷔년도인 2015시즌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선동열·류중일·김태형 등 초보감독 성공사례도 있다 물론 초보감독들이 시행착오로 첫 시즌을 보낸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양승호 감독의 사례처럼 준수한 성적을 낸 경우도 많다. 또 처음 감독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들도 있다. 2005시즌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한 선동열(54) 감독은 74승 4무 48패로 팀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끈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 베어스를 눌러, 감독 첫 해 통합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이후 선 감독은 2006시즌에도 삼성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2년 연속 통합우승 사령탑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류중일(54) 감독도 마찬가지다. 2010시즌이 끝난 뒤 삼성 지휘봉을 맡아 2011~2014시즌까지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2011시즌 류 감독은 삼성을 이끌고, 79승 4무 50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SK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2패의 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시즌에도 삼성을 정규시즌 5연패로 이끌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패했다. 삼성 사령탑을 역임한 6시즌 동안 팀을 5차례나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현역 감독 중에서는 두산 김태형 감독(50)이 감독 첫 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2015시즌 79승65패로 두산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놓은 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상대를 무너뜨리며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에는 93승 1무 50패로 한 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우고, 한국시리즈에서도 NC다이노스를 4승 무패로 이겨, 두산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은 아니지만, 1년 차 시즌에 팀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올려놓은 이도 많다. 2008년 대표팀 감독을 맡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김경문(59) NC 감독은 2004년 두산에서 치른 데뷔시즌에서 팀을 3위로 올려놨다. kt위즈 김진욱(57) 감독도 2012시즌 두산 사령탑으로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다. 김재박(63) 감독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사령탑에 취임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뤄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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