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포커스] 삼성-한화, 벤치클리어링이 양 팀에 남긴 것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벤치클리어링(Bench Clearing)이 야구의 일부분이다. 선수끼리의 충돌이 있을 경우,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가면서 더그아웃이 깨끗하게 빈다는 의미인데, 팀스포츠로서 야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행위 중 하나다. 은 야구 관계자들은 “벤치 클리어링도 실은 야구의 일부분이다. 오히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꼭 필요할 때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벤치 클리어링을 유발하는 빈볼(Bean Ball)도 마찬가지다. 거칠고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상대의 기를 한 번에 꺾으려면, 빈볼만큼 확실한 무기가 없다. 빈볼이 날아들고, 타석의 타자와 마운드의 투수가 서로에게 달려들면, 양 팀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우르르 달려 나온다.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다는 말처럼 생생한 몸싸움의 현장이 그라운드에 펼쳐지는 순간, 야구팬들의 흥미와 집중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하지만 과격하다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그랬다. 이 경기에서 두 차례 사구 논란 끝에 양팀 선발을 포함해 무려 4명의 선수가 동시 퇴장당한 이례적인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퇴장의 주인공은 윤성환과 페트릭(이하 삼성), 비야누에바와 정현석(이하 한화)다. 이후 다시 사구를 던진 삼성 김승현도 퇴장당했다. KBO는 사후 경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빈볼을 던진 윤성환은 6경기, 상대 선수를 가격한 비야누에바와 정현석은 각각 6경기, 5경기씩 출장정지를 부과했다. 몸싸움을 벌였던 페트릭에게는 제재금 200만 원을, 김재걸, 강봉규 삼성 코치에게는 출장정지 5경기와 300만원의 제재금이 내려졌다. 양 구단에게는 선수단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제재금 500만원씩이 부과됐다. 역대 KBO리그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사진설명
하지만 벤치클리어링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일단 당시 경기만을 놓고 보면 선발 두 명이 조기 강판됐고, 퇴장이 일어날 당시 1-0으로 리드하던 한화는 결국 7-8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두 팀이 합쳐 11명의 불펜투수가 올랐다. 잘 던지던 선발투수들이 벤치클리어링에 주도적으로 가담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어쨌든 승부에서 웃은 쪽은 삼성이다. 물론 손익계산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 짜릿한 역전승과 첫 4연승…삼성, ‘결집효과’ 노리나

삼성은 벤치클리어링이 있은 후 0-1로 뒤지던 경기를 8-7로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5월 셋째주 5승 1패로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 시즌 첫 스윕도 만들었다. 벤치클리어링이 오히려 삼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벤치클리어링은 ‘결집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한 팀이 연패에 빠졌거나 특정 상대에게 계속 일방적으로 당할 때, 야구 관계자들은 “고참 선수들이 일부러 도발해서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는 것도 분위기 전환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선수들도 그 효과를 직접 체감한다. 한 야구인은 “벤치 클리어링 이후 더그아웃에서 확실히 응집력이 생긴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 기댈 수 있는 동료가 있고, 이 팀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이 든다”고 설명한다.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의실에서 지난 21일 삼성과 한화의 경기에서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관련한 상벌위원회가 개최됐다. 상벌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의실에서 지난 21일 삼성과 한화의 경기에서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관련한 상벌위원회가 개최됐다. 상벌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윤성환이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선발투수의 경우에는 어차피 4일 또는 5일을 쉬어야 한다. 큰 지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두 코치들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코치가 직접 선수들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은 과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내심 4연승을 노렸던 삼성은 23일 대구 홈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서 8-13으로 패했다. 벤치클리어링의 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얘기다 많다.



◆ 김성근 중도퇴임…벤치클리어링 여파인가

한화 이글스의 팀 분위기는 벤치클리어링 이후에 쳐져있다. 23일에는 김성근 감독이 중도 퇴진했다. 결과만 보면 깜짝 발표다. 경질 가능성은 오히려 지난 시즌이 끝난 뒤가 높았다. 하지만 한화는 김 감독이 관두기 전인 22일까지 9위로 처져있었다. 물론 5강 경쟁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적을 보장하는 지도자인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 부임한 뒤 나온 결과물은 처참했다. 5강 경쟁은커녕, 만년 하위권팀으로 이미지가 굳혀졌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구닥다리’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김성근 감독이 23일 중도퇴진했다. 한화는 이상군 대행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성근 감독이 23일 중도퇴진했다. 한화는 이상군 대행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사진=천정환 기자
결국 이런 분위기 속에 벤치클리어링 이후 패배는 김 감독의 감독 수명을 재촉하는 결과가 됐다는 분석이다. 안그래도 김 감독의 지도방식은 논란이 많다. 경기 후 당연하게 진행되는 특타와 지옥훈련, 그리고 선수혹사와 빈볼지시 의혹 등 정의롭지 못하고, 정정당당하지 못한 일련의 논란거리들에 벤치클리어링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어쨌든 한화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삼성전에서 4연패를 기록했고, 김 감독이 사의 표명을 한 23일 KIA와의 홈경기까지 내주며 5연패에 빠졌다. 벤치클리어링의 여파가 적어도 한화에게는 가혹하게 적용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다해, 가수 세븐 첫 아이 임신한 근황 공개
맹승지 개그우먼 은퇴 선언 “이제 수식어 어색”
송혜교 파격적인 노출 공개…아찔한 섹시 란제리룩
장원영, 과감한 드레스 자태…돋보이는 볼륨감
축구 월드컵 대비 미국 캠프 첫 평가전 대승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