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정수민 같은 선수 기다리고 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한 시즌 전 위기 때 마운드를 버티게 해줬던 ‘영웅’이 한 번 더 나타나주길 바라고 있다.
NC는 에이스 역할을 하던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이 5월 초 이탈한 이후 선발진이 크게 휘청거렸다. 확실한 믿음을 보낼 만한 선발투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밖에 없던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마운드를 유연하게 운용하기로 했다. 올 시즌 NC의 국내 선발로는 기존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구창모, 이재학, 최금강 외에도 장현식, 배재환, 이민호, 강윤구, 정수민까지 총 8명의 선수들이 기회를 얻어 등판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1년 전 정수민을 떠올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구창모, 이재학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들의 투입은 단발성으로 그쳤다. 김 감독은 맨쉽의 복귀까지 대략 한 달 정도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선수가 나타나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마치 지난해의 정수민처럼 말이다.
지난해에도 NC는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당시에도 큰 위기였지만 대체선발로 나섰던 정수민의 호투가 거듭되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었다. 5월 중순 첫 선발 등판했던 정수민은 총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3패)을 거뒀다. 5이닝 이상은 4번 던졌고, 4이닝 이상으로는 6번 정도 던지면서 선발 싸움에서 크게 지지 않을 여건을 만들어줬다.
김 감독은 당시 위기를 곱씹을수록 정수민이 거뒀던 3승이 그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래서 ‘제2의 정수민’에 대한 기대를 품는다.
그러는 가운데 ‘11번째 선발투수’로는 우완 이형범(23)으로 낙점됐다. NC는 6일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이형범을 데뷔 처음으로 1군 선발로 기용한다.
우완 이형범이 6일 마산 롯데전에 데뷔 첫 선발로 나선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형범은 2012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후 특별지명(23순위)을 받아 입단했으나, 바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재활했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올 시즌 4년 만에 다시 오른 1군 무대에서 그는 10경기 모두 중간계투로 등판해 승패, 홀드 등 기록 없이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16⅔이닝을 던지면서 1실점(비자책) 중이다.
이형범은 지난달 31일 KIA전서 선발 정수민이 무너진 뒤 등판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수는 59개. 그만큼 공격적인 피칭으로 김 감독의 눈에 들었고, 선발 등판 기회를 얻게 됐다.
올 시즌 이형범이 퓨처스리그까지 더해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이 KIA전의 4⅓이닝이다. 퓨처스리그서도 3이닝을 넘어간 적은 없다.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 8경기 중 3경기에 선발 등판한 경험이 있다. 그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퓨처스리그 2016년 8월 14일(2이닝 1실점)까지였다.
‘선발투수’의 역할을 어디까지 수행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 지금이 기회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