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파죽의 7연승,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상대 에이스들과 대등했던 4,5선발까지. 괴력을 뽐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모든 변수들을 박살내고 있다. 긴장 속 맞이한 원정 9연전도 예외는 없었다.
매 경기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고 있는 KIA. 불리한 상황도, 상대 에이스도, 오락가락 흐린 날씨도 적수가 되지 못했다. 6월 넷째 주 주말 NC 원정길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오히려 한 박자 쉬어갔다는 느낌을 줬다. 6월27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7월4일 현재까지 7연승. 더 나아가 7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리그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 팀 한 경기 최다안타, 팀 한 경기 최다득점 등 이 기간 온갖 기록들을 새로 써내고 있다. 더워지는 날씨만큼 KIA의 기세도 덩달아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KIA의 이러한 상승세는 이뤄지는 시기와 흐름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가 깊다. 이유는 일정 및 최근 상황 때문. KIA는 지난 6월30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오는 7월9일 수원 kt전까지 원정 9연전을 치른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쉽지 않을 강행군이 분명하다. 2년 전 원정 9연전 당시 1승7패(1경기 순연)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삼킨 기억도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락가락 장마 날씨 또한 좋지 않게 영향을 끼칠 확률이 크다. 고척돔 일정도 없어 매 경기마다 하늘만 쳐다봐야하니 당연히 컨디션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타선을 제외한 팀 사정도 녹록치 않다. 폐렴 증상으로 말소됐던 선발자원 임기영은 관리 차원에서 더 회복하는 방향을 잡았기에 당장 합류가 어렵다. 에이스 양현종은 팀 사정 상 두 번의 4일 연속 등판도 감수해야 했다. 무패사나이 헥터 노에시도 이닝이터답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중이다. 로테이션 상 4,5선발진으로 상대 에이스급에 도전해야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은 김윤동은 6월25일 창원 NC전 충격의 피홈런 두 방으로 겪은 패전 후유증이 염려됐다.
순항하는 팀이지만 이렇듯 우려요소가 적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도 원정 9연전 시작을 앞두고 “(원정 9연전인데) 최선을 다하겠다. 준비 잘 하겠다”고 희망찬 각오를 다졌지만 어렴풋이 보인 각종 걱정거리에 대한 근심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선발진은 물론 고질적 문제로 지적 받는 불펜, 그리고 날씨와 6월 강행군에 따른 체력적 문제까지. 전반기 마무리를 앞둔 이 타이밍을 김 감독도 고비이자 변수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KIA는 최근 연승 기간 투타에서 최상의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하지만 김 감독의 이런 근심은 현재까지 기우에 그치고 마는 분위기다. 변수들이 쏟아졌지만 결과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KIA는 매서우며 강했고 상대를 무너뜨리는 힘이 상황마다 펼쳐졌다.
우선 타격은 경이적이다. 6월27일 주중 광주 삼성전 포함 7월4일까지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그간 없던 기록. 방법과 전략은 너무도 다양했다. 이명기와 김주찬 등 테이블세터는 물론 최형우, 버나디나, 안치홍, 나지완으로 구성된 중심타자와 김선빈, 김민식 등 하위타선까지 어느 한 곳 구멍이 없었다. 이 기간 가벼운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되거나 경기 중 불편을 호소하던 타자들 모두 타석에서 기회만 얻으면 거침없이 한 방 능력을 선보이는 등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장면을 대거 연출했다.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도 예외 없이 혼쭐이 났다.
타선뿐만 아니다. 4,5선발인 정용운-임기준은 LG의 에이스격인 헨리 소사 및 데이비드 허프와 맞대결을 펼쳤는데 결과적으로 크게 뒤지지 않는 구위를 선보이며 팀 타선 폭발의 불씨를 지폈다. 마무리투수 김윤동은 경기 중반 투입 되는 경우에도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피칭으로 충실히 임무를 마쳤고 1군에 복귀한 임창용도 이전에 비해 나아진 구위로 마운드 옵션을 풍부하게 해줬다. 심동섭과 한승혁, 박진태 등 다른 불펜투수들도 이 기간 고도의 집중력으로 팀 상승세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