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속설 중 하나일 뿐이지만 좋지 않은 일은 한 번에 닥친다는 말이 있다. 위기에 봉착한 LG 트윈스의 현재가 그렇다. 안팎의 악재 속 팀에게 쏟아지는 위기의식이 이전과는 다를 듯하다.
LG가 이병규 은퇴식을 성대하게 치른 최상의 날(9일) 다음에 최악의(10일) 날을 경험했다. 좌완 롱릴리프(29) 윤지웅이 음주운전으로 충격을 안긴데 이어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4)와 차우찬(30)마저 장단기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팀 내 주축 좌투수들이 동시에 이탈하게 된 것인데 전력으로 느낄 공백은 상상 이상이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이탈자원이 더 있다. 지난달 2일 발목 부상을 당한 4번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8)도 엔트리에서 빠져있으며 마무리투수 임정우(25)는 후반기가 임박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상황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사가 돼줘야 할 베테랑 투수 봉중근(38)도 수술을 받고 시즌에서 멀어졌다.
LG가 연이은 주축선수 이탈에 몸살을 앓고 있다. 허프(가운데) 역시 당장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LG 입장에서 답답해진 상황이다. 위기야 시즌 때마다 매번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다르다. 팀 주축들의 연쇄이탈은 무겁게 다가온다. 당장 11일부터 예정된 인천 SK 원정 3연전부터 여러 셈법에 골치가 아파졌다. 올스타 휴식기가 예정됐다지만 갑작스러운 허프-윤지웅 빈자리는 현재 LG가 느끼기에 매우 크게 다가올 터. 후반기 시작 즈음 가시화될 줄 알았던 히메네스 복귀 역시 시간이 더 걸린다. 양상문 감독은 히메네스의 복귀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7월말을 그 시점으로 알렸다. 새 외인타자 물색도 동시에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 임정우는 아직 2군 등판 기록이 없다.
LG는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시작을 앞둔 현 시점(11일 오전)서 6위에 올라있다. 상위권과 아직 큰 차이는 아니다. 다만 쫓아오는 7위와도 큰 차이가 아니다. 시점 상으로도 고비임이 분명하다.
해결책으로는 잇몸야구 밖에 없다. 연이은 악재에 몸살 앓고 있는 LG는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게 됐다. 임찬규, 김대현 등 마운드 영건들과 이형종, 이천웅, 김재율 등 투타 기대주의 분발과 그로 파생될 신바람야구가 대안이자 해결책이다.
전력이 확연히 약해진 LG는 주축들을 대신할 잇몸야구가 절실해졌다. 사진=MK스포츠 DB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LG는 지난해 역시 여름 한 순간 크나큰 고비에 빠지며 안팎의 흔들림에 시달렸다. 비관적인 전망이 가득해질 무렵 연승을 발판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깜짝 반전에 성공했다. 전력으로 승부하기보다 기세를 통한 바람 일으키기가 만들어낸 시나리오다.
반면 위기가 진짜 위기로 끝이 날 수도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상대 팀들 또한 전력이 강화됐고 또 변화를 이뤘다. KIA, NC가 여전히 강한가운데 SK는 힐만 감독과 함께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넥센의 화수분 야구, 슈퍼스타 이대호가 합류한 롯데도 만만찮은 상대다. 다소 약해졌지만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저력을 무시하기만도 어렵다. 악재 속 약해진 조직력, 자칫 길어지는 부상자원들 공백, 거듭되는 외인타자 관련 애매한 스탠스가 LG가 생각해볼 최악의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