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해 일명 ‘허프 효과’를 누렸다. 마땅한 돌파구 없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전반기 막판, 새로 영입된 외인투수 허프가 맹활약하며 팀을 가을야구로까지 이끌었기에 붙여진 수식어다. 당시의 허프 효과가 올 시즌에도 재현될 수 있을까. 핵심 키는 적응기를 보내는 새 외인타자 제임스 로니(33)와 두 번째 기적을 준비하고 있는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32)에 달렸다. 일단 전날(16일) 경기를 통해 반등 토대를 마련한 것 같다.
새 외인타자 로니는 아직 이름값에 비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외인타자는 적응기가 필요하고 로니 역시 경기를 뛰기 시작한지 한 달이 되지 않았다. 5강 싸움 중인 다급한 팀 사정이 문제지 개인성적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울만큼 단순 타격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타선의 기복이 심한 LG 입장에서 로니가 이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득점권 등 찬스가 거듭될수록 임팩트가 줄고 있어 고민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로니가 드디어 KBO리그 입성 후 가장 임팩트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16일 잠실 kt전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결정적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장식했다. 물론 로니는 이날 경기 앞서 네 타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흐름을 연결할 찬스 때도 침묵했다. 아쉬움이 깊어졌고 팀도 승리를 일궈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실망만 거듭했던 로니가 결국 마지막 순간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심의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상대투수 김재윤과 기 싸움서 승리했다. 만루찬스 자체는 동료들이 만들어줬지만 혹시나 하는 변수를 없앤 깔끔한 타격이었다.
지난달 9일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에이스 허프도 16일 38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착실하게 재활을 진행한 끝에 지난 4일 한화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서 4이닝을 던지며 실전점검을 마쳤고 이후 1군 선발 일정까지 잡혔다. 다만 지난 14일 광주 KIA전, 16일 잠실 kt전 모두 우천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영입 후 임팩트가 부족했던 제임스 로니(왼쪽) 역시 16일 경기서 끝내기 안타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등판이 계속 밀리자 양상문 감독은 16일 경기에 앞서 허프의 불펜등판 가능성을 시사했고 실제 경기 박빙상황서 투입했다. 경기에 나선 허프는 3이닝 동안 43구를 던지며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 수가 보여주듯 선발에 뒤지지 않게 경기 후반부를 책임졌다. 구속, 제구력, 위기관리 능력, 운영능력까지, 완벽한 에이스 모습으로 귀환한 듯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LG는 두 선수의 활약 속 16일 kt전을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다만 단순 1승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적응기 중인 로니가 존재감을 발휘하고 향후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한 방을 날린 부분, 그리고 건강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온 에이스 허프의 귀환에 더한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