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고척까지’ 11년 만에 가을야구, 함께한 한화팬들 [현장스케치]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1년 만에 치른 포스트시즌은 단 4경기로 끝이 났다. 대전지역은 물론 서울까지 들썩이게 만든 한화 이글스의 가을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한화가 넥센에 패하며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지난 23일 고척돔. 비록 응원하는 팀은 탈락했지만 경기장 주변에서는 한화를 외치고 응원가를 부르는 관중이 꽤나 많았고 이는 쉽사리 멈춰지지 않았다. 11년 만에 다시 맛본 달콤한 가을인데 고작 4경기, 단 5일간의 시간만 허락됐다. 팬들의 여운과 미련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대전을 넘어 고척까지 이어졌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한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대전을 넘어 고척까지 이어졌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단연 뜨거운 팀은 한화였다. 새 사령탑, 새 코칭스태프, 새로운 모토로 야심하게 출발하더니 (팬들 기준) 쉽게 생각지도 못할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11년 만에 꿈에 그리던 가을야구에 입성했다. 대전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 됐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자하는 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일찌감치 예매표가 동나며 표구하기 대란이 일어났는데 한화 관계자들도 밀려오는 문의에 연일 진땀을 흘렸다고.

이러한 분위기 속 지난 19, 20일 대전서 열린 1,2차전은 한화 입장에서 모든 것이 새 역사였다. 취소 표를 구하기 위해 티켓 부스 앞에 일찍이 팬들이 줄을 서있었고 일대는 한화 이글스로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한화 구단이 구장 좌석에 마련한 장미꽃과 감사메시지.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한화 구단이 구장 좌석에 마련한 장미꽃과 감사메시지.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구단도 앞장서 나섰다. 경기장 전 좌석에는 장미꽃 한 송이와 ‘11년 동안 부진했던 성적에도 승패를 넘어 불꽃응원을 보내준 이글스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는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올려져있었다. 시작도 전부터 정성과 감동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으며 구단과 모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도 피력했다. 한화 팬들의 여운은 대전만 국한되지 않았다. 2패를 안고 올라온 서울. 22일과 23일 고척돔은 넥센 히어로즈 홈구장이었으나 한화 팬들의 위세 또한 대단했다. 오렌지색으로 물든 3루쪽은 물론 경기장 곳곳에 한화팬들 흔적이 있었다. 이들은 홈팬들에 뒤질세라 더 우렁차고 더 열렬하게 한화를 응원했다. 각종 오렌지색 응원도구는 물론 팬들의 기운이 담긴 “최강한화” 육성응원도 고척돔을 쩌렁쩌렁 울리게 했다. “전국에 한화팬이 이렇게나 많았나”라는 한 인터넷 댓글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23일 패하며 한화의 경기는 끝났지만 팬들의 응원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23일 패하며 한화의 경기는 끝났지만 팬들의 응원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3차전을 승리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결국 4차전서 패하며 한화의 가을야구는 이르게 종료됐다. 팬들 입장에서는 한없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대전에서 1경기도 이기지 못한데다 무엇보다 팬들의 열정을 담아내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한용덕 감독도 시리즈를 마친 뒤 가장 먼저 “끝까지 열렬히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좀 더 길게 가을야구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11년 만에 맛본 한화의 가을야구. 비록 팀은 일찍 짐을 꾸리게 됐지만 팬들의 열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의미’를 남겼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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