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한현희 “오늘 MVP는 오주원 선배” [현장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지난 20일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3이닝 4피안타 4볼넷 2사구 4실점 3자책)에서 부진했던 한현희(넥센)는 다음을 기약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너무 잘 던지려고 의식한 게 화근이었다. ‘오버 페이스’로 손가락에 힘이 빠져 공을 던질 수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내가 관리를 잘해야 한다. 다음에는 잘 쉬고 잘 준비해 기대에 부응하겠다. 퀄리티스타트보다 더 잘 던지겠다. 7,8이닝 1,2실점 정도로 만회하겠다”라며 명예회복을 꿈꿨다.
넥센 한현희는 플레이오프 3차전 MVP를 수상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넥센 한현희는 플레이오프 3차전 MVP를 수상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진행시간도 길었다. 4시간28분으로 정규이닝 기준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장시간 경기였다. 그는 “원래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빨리 진행되는 편이었다. 다음에는 정말 빨리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한현희는 약속을 지켰다. 30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해 5⅓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SK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하며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을 구했다.

경기도 3시간4분 만에 종료됐다. 플레이오프 3경기 중 가장 빨리 끝났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활짝 웃으며 시계를 가리켰다. 그러면서도 공언한대로 긴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현희는 “사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 지금 정말 힘이 든다. (온힘을 다해 던지느라)힘이 많이 빠졌다. 6회초 최정 선배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은 후 흔들렸다. 그게 컸다. 이후 (로맥에게)사구까지 했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현희는 승리투수와 함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이자 첫 개인 수상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선배 오주원 덕분이다. 6회초 1사 만루서 구원 등판한 오주원은 대타 정의윤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한현희는 “애초 내가 그 위기를 초래하면 안 됐다. 그래도 오주원 선배가 반드시 막아줄 것 같았다. 이닝 종료 후 오주원 선배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사실 오늘 최우수선수는 내가 아니라 오주원 선배다”라고 말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 한현희에게 더 멋진 투구를 펼칠 기회가 찾아올까. 한현희는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내일(4차전)도 나가고 싶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언제든지 대기해야지”라며 “아직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지만, 5차전까지 간다면 내가 관리만 잘해도 나갈 수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의욕을 보였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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