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지난 2018시즌 한국시리즈 당시 SK 와이번스. 중심타자 최정은 1할대 빈타에 허덕이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팀은 우승에 가까워졌지만 그는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못하고 있었다. 인상적이지 못한 정규시즌을 보낸 상태서 큰 경기까지 부진하자 스스로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최정은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 멋진 한방을 날렸다. 우승가도에 최대 고비였던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초. SK는 3-4로 밀리고 있었고 그렇게 2사까지 진행된 상태. 아웃카운트 한 개면 피 말리는 7차전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때 부진한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고 그는 불펜 초강수로 투입된 조시 린드블럼의 포크볼을 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경기는 9회말 2사 후 극적인 동점이 됐고 SK는 기세를 몰아 연장 13회 한동민의 홈런으로 우승의 감격을 차지한다. 많은 이들은 최정의 홈런에 대해 “소름 돋았다”, “진짜 스타다” 등의 반응을 내보였다.
최정은 SK의 대표 중심타자다. 홈런왕이기도 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루수이기도 하다. SK와 두 차례 매머드급 FA계약도 체결했다. 팀 현재 진행 형 레전드로 꼽힌다.
그런 최정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온다. 지난 한국시리즈가 그랬고 현재 새 시즌 초반이 그렇다. 아직 고작 3경기(26일 기준) 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임에도 최정 답지 않게 무안타, 무홈런으로 아쉬움을 삼키고 있었다. 진득하지 못한 팬들 사이에서는 걱정가득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27일 “144경기가 끝난 시점에는 어느 정도 몫을 다해주고 있을 선수다. 어차피 최정이 해줘야 팀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도 하다. 쫓기지 말고 편안하게 임했으면 좋겠다”라고 믿음을 내비친 것처럼 팬들과 많은 야구인들은 결국 최정이 제 궤도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다. 3경기가 아니라 30경기, 90경기, 144경기로 진행될수록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왼쪽)이 27일 인천 LG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후 동생 최항 등 동료들과 함께 세레머니를 펼쳤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그리고 최정의 한 방은 더 오래걸리지 않았다. 사령탑의 믿음이 나온 직후인 27일 LG전, 이번에도 앞서 네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며 침묵이 길어지는 듯했으나 연장 11회말 1사 주자 1,2루 기회, 또 맞이한 가장 중요한 찬스서 경기를 끝내는 좌익수 방면 안타를 날리는데 성공했다. 최정의 2019시즌 첫 안타. 그는 첫 안타를 절묘한 순간,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
최정은 경기 후 “안타가 계속 나오지 않아 언제까지 나오지 않나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며 침묵 속 잔뜩 독기가 오른 상태였음을 전했다. 그만큼 부담이 컸는데 이를 승부욕으로 이어갔고 결국 필요할 때 자신의 존재감을 남겼다. 최정은 역시 스타였고 해결사였다. 누구보다 이를 기뻐한 염경엽 감독은 “최정다운 역할을 해줬다”며 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