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거인들의 활약에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번 짜릿한 끝내기 재역전극을 펼쳤다. 오윤석(27), 허일(27) 등 젊은 거인들이 주연으로 나서 일군 승리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정규시즌 kt위즈와의 팀 간 2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번 주 내내 알 수 없는 경기를 펼치는 롯데다. 지난 17일 사직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손아섭의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승리했던 롯데는 18일에는 KIA와 9회 4-1로 앞선 상황에서 8점을 주고 6점을 뽑아 10-9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도 치열했다. 2-1로 앞선 9회 마무리 손승락이 3실점 하며 2-4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9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윤석이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터트리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2014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입단한 오윤석은 2015시즌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홈런을 때린 이후 4년 만에 기록한 홈런이었다. 사직에서는 첫 홈런이라 의미가 더했다.
그리고 10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허일은 kt 손동현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자신의 첫 끝내기 안타였다. 허일은 2011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선수다. 지난 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또 다시 짜릿한 손맛을 느꼈다.
오윤석이나 허일 모두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러왔던 선수들이다. 둘 다 지난 시즌부터 간간히 기회를 받기 시작해 이제 1군 백업으로 자리잡았고, 인상 깊은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다. 경기 후 만난 오윤석은 “야구선수로는 이런 상황에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가 있다. 경험이 많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타석에만 집중하자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 테크닉적으로 나온 건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2루수가 주포지션인 오윤석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1루로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대호의 미트를 사용하고 있다. 오윤석은 “1루 미트가 없어서 (정)훈이 형 것을 빌려 쓰기도 했는데, (이대호) 선배님이 그냥 끼라고 해서 쓰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하루하루가 1군 캠프 때부터 (1군에서)떨어지지 않고 하는 게 행복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어느 포지션이던 상관없이 내 할 몫을 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일도 오랜 기간 빛을 못봤다. 내야수로 데뷔했지만, 2017년 외야수로 전향했다. 허일은 “내가 끝내고 싶었다. 정말 꿈꿔왔던 장면이다”라며 끝내기의 짜릿함을 전했다.
롯데는 최고참 이대호(37) 채태인(37) 등 전준우(33), 주장 손아섭(31), 신본기(30) 등 주축 선수들이 30대가 많다. 상대적으로 젊고,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연일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롯데가 끝내기 승리 퍼레이드를 할 수 있는 것도 새얼굴들의 등장 때문이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롯데가 젊은 거인의 등장에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