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구종이 다 좋았다. 패스트볼은 초반 하이 패스트볼이 헛스윙이 아닌 파울로 연결되며 투구 수가 늘어나는 원인이 됐지만, 후반까지 최고 구속 93마일을 찍으며 힘을 유지했고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무기로 사용됐다.
커터도 우타자 기준 몸쪽을 파고들며 헛스윙과 범타 유도에 사용됐고, 투심 패스트볼도 세 차례나 땅볼을 유도했다. 커브는 초구에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활용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공은 체인지업이었다. 33개 중 8개가 헛스윙이었고 범타를 유도한 공도 6개였다. 뜬공이면 뜬공, 땅볼이면 땅볼을 유도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도 헛되이 소모되지 않았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유도한 뒤 몸쪽 승부를 벌여 아웃을 시키기도 했다. 좌타자에게 과감하게 몸쪽 체인지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류현진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 모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체인지업을 호투의 비결로 지목했다.
류현진은 "오늘 다른 구종보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거 같다. 그 공이 자신 있었고 제구도 잘됐다. 어느 상황에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다. 요즘 컨디션도 좋고 (제구가) 잘되다 보니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와 볼로 갈 때 제구가 오늘이 가장 좋았던 거 같다"며 이날 체인지업을 시즌 최고 폼으로 꼽았다.
로버츠 감독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주무기에 대해 얘기할 때, 상대 타자들이 어떤 주무기로 상대할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공으로 원하는 대로 헛스윙을 유도하면 그것을 엘리트급 투구라고 부른다"며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엘리트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체인지업에 대한 감각은 정말 좋아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필요할 때 낮은 코스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다. 정말 돋보인다. 지금까지 많이 봐왔지만, 그는 체인지업에 대한 감각이 좋은 선수다. 오늘이 최고의 체인지업이라고 말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높이 평가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