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는 야구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행위다. 규정상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전자장비'가 추가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디 어슬레틱'은 13일(한국시간) 기사를 통해 메이저리그 전반에 기술을 이용한 불법적인 사인 훔치기가 퍼져있다며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례를 폭로했다.
이는 2017시즌 휴스턴에서 뛰었던 우완 마이크 파이어스를 비롯한 몇몇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파이어스는 2017년 휴스턴에서 29경기에 선발 등판, 8승 10패 평균자책점 5.22의 성적을 남긴 뒤 시즌 후 논 텐더 방출됐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애스트로스는 2017시즌 홈경기를 치르면서 더그아웃과 클럽하우스로 이어지는 통로에 TV를 설치하고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로 상대 포수의 사인을 찍어 이를 이 화면에 중계했다.
선수들과 코치들은 화면을 보며 사인을 해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을 이용해 타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변화구 타이밍에 쓰레기통을 두들겨 타자에게 정보를 전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처음 주도한 선수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해 팀에서 부진을 겪었고 이전 팀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득을 봤던 선수로 알려졌다.
파이어스는 "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리를 잃는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적 후 새로운 팀에서 이같은 정보를 폭로했다고 전했다. 파이어스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에서 뛰었다.
휴스턴은 2017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디 어슬레틱은 애스트로스의 이같은 방식이 2017시즌에 한정됐으며,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용했는지 여부는 소식통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정경기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시즌은 메이저리그에 사인 훔치기 논란이 일었던 그 시기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는 서로가 사인을 불법적으로 훔쳤다고 주장했다. 리그 사무국은 레드삭스가 애플 워치를 이용해 훔친 사인을 전달한 것은 인정했지만, 양키스의 혐의는 잡아내지 못했다. 두 구단 모두 벌금 징계를 받았다.
당시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이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등 더 강도 높은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징계를 받은 팀은 없었다.
2017년 휴스턴에서 뛰었던 파이어스는 당시 불법적인 사인 훔치기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2017시즌 이후 사인 훔치기에 대한 우려가 복수의 팀으로부터 제기됐다. 2019시즌을 앞두고 사인 훔치기를 막기 위한 규정을 개정했다. 상대가 경기 도중 비디오를 활용해 사인을 훔치지 못할 것임을 확신하게 해주는 정보 제공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힌 뒤 "새로운 정보를 다시 살펴본 뒤 다음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애스트로스 구단은 "이 보도와 관련해 본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협조 아래 조사를 시작했다. 이 사안에 대한 추가 언급은 지금 이 시기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 어슬레틱은 리그 사무국이 가정폭력 전과 선수를 옹호하며 여기자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한 브랜든 타우브먼 애스트로스 부단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사를 이 주제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