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의 활기보다는 선수단 정리,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으로 스토브리그가 뜨겁다. 지난해부터 이슈가 된 FA 제도 개선도 무산됐다. 최근 100억원대 시대를 활짝 열었던 프로야구 FA 시장은 얼어붙었다.
지난달 31일 FA시장이 열렸고, 개장 한 달을 향해 가고 있지만, 25일까지 FA 계약을 완료한 이는 이지영(키움)과 유한준(kt)이 전부다. 13일 이지영이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 19일 유한준이 kt와 2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19명의 FA가 권리를 행사했는데, 한 달 동안 2명만이 계약한 것이다. 지난해 FA시장에서 미아가 돼 1년 동안 놀은 노경은이 지난 4일 원소속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2년 총액 11억원에 계약한 것까지 포함하면 총 3건만 계약이 성사됐다.
나머지 17명에 대해서도 시장 분위기가 뜨겁지는 않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원소속구단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차갑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올해 대어급으로 꼽히는 선수들은 LG트윈스 오지환, KIA 타이거즈의 김선빈과 안치홍, 롯데 자이언츠의 전준우 정도지만, 계약과 관련해 구단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지환은 6년 계약을 제시했다가 LG와의 온도차만 확인했다.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해만 해도 양의지가 총액 125억원에 ‘잭팟’을 터트리며 NC로 팀을 옮겼지만, 올해는 그런 대박 계약은 힘들다는 게 야구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이는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할만한 매력적인 선수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구단들의 분위기가 거액이 들어가는 FA 대신 트레이드나 방출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2차 드래프트가 열렸고, 유망주보다는 즉시 전력감인 베테랑 선수들을 보강하는 경우가 많다. 또 롯데와 한화, SK와 kt 등이 트레이드를 통해 가려운 곳을 해결했고, KIA는 무상 트레이드로 SK에서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을 영입했다.
또 지난 24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이사회를 열고,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에서 제안한 FA 제도 개선안을 거부한 것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행위의 제안은 FA 대상자들을 A,B,C 등급으로 나눠 이에 따라 보상규정을 달리한다는 이른바 FA등급제가 핵심인데, 선수협이 이를 거부하면서 최저연봉 인상, FA 자격요건 1년 완화, 육성형 외국인선수 도입, 외국인선수 3명 등록 3명 출전가능 등의 다른 변경안도 성사가 불발됐다. 선수협은 등급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구단들의 투자 줄이기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대어급 선수가 없기때문에 계약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FA가 도입된 지 20년째를 맞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시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