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미친 러셀, 초라한 퇴장…키움과는 ‘잘못된 만남’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 월드시리즈 우승 유격수가 가을 무대 첫판에서 초라하게 퇴장했다. 키움 히어로즈 에디슨 러셀(26) 얘기다.

키움은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트윈스에 연장 13회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5위로서 1패를 안고 시리즈를 시작한 키움의 가을야구는 한 경기만으로 종료됐다.

특히 외국인 타자 러셀은 선발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당하며 후반 대타로 나왔지만, 무안타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연장 10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부름을 받은 러셀은 LG 고우석의 2구째를 건드려 허무하게 2루수 땅볼로 아웃됐고, 12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초구를 공략했으나 역시 타구가 중견수 정면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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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하루 순연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러셀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외면받았다. 경기 전 김창현 감독대행은 러셀의 선발 제외를 발표하며 “중요한 순간 내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키움으로서는 외국인 타자가 이번 시즌 리스크였다.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테일러 모터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가장 먼저 KBO리그를 떠났다.

발 빠르게 대체자 물색에 나선 키움은 러셀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듯했다. 러셀은 지난 2016년 시카고 컵스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108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순수 커리어에서는 KBO리그 역대 외인 중에서 으뜸이었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러셀은 리그 합류 초반 홈런포를 때려내는 등 좋은 타격과 견고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9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졌고, 타율이 0.250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강점이라고 여겨진 수비에서도 실책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김창현 감독 대행은 "연습 때는 좋지만, 러셀이 결과를 신경 쓰다 보니 쫓기는 모습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휴식을 주기로했다"며 시즌 막판 러셀 없이 경기를 치렀다.

한국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나마 수비에서 직선타를 더블플레이로 연결하긴 했다.

하지만 팀은 패했고, 러셀 또한 2020시즌을 마쳤다. 현 상황에서 러셀과 키움이 재계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러셀을 첫 우승을 이뤄줄 키플레이어로 영입한 키움이나, KBO리그 활약을 통해 빅리그에서 재조명을 기대했던 러셀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로 끝을 맺었다. 어쩌면 키움과 러셀은 잘못된 만남을 가졌는지 모른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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