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이정후는 비시즌 동안 밸런스 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해 막판, 신체 밸런스가 깨지며 고전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333으로 마쳤다. 좀 더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9월 타율 0.352로 맹타를 휘둘렀던 이정후는 10월에는 0.203을 치는데 그치며 타율을 많이 까먹었다.
이정후가 3일 청백전서 적시타를 친 뒤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 MK스포츠 (고척)=김재현 기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원인이었다. 좀 더 파고 들어가면 부상에 발목이 잡힌 것이었다.
이정후는 당시 허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 부상을 참고 경기에 나섰고 결국 밸런스가 무너지는 악순환으로 연결이 됐다.
이정후는 부상으로 109경기에 그친 2018시즌을 빼곤 모두 14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조금 아픈 정도는 참고 경기에 나섰다. 그것이 팀을 위한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경기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면 나가서 뛰는 것이 맞다고 배웠다. 배운대로 실천할 뿐이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경기에 최대한 나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출장을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팀 플레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지난해 경험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정후는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막판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을 위해 출장을 자청했다. 빠지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날카로움을 잃었고 이정후가 맞지 않자 팀 전체적인 타선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정후가 이제 쉴 때는 쉴 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이정후는 지난해엔 아픈 걸 참고 뛰었다. 그러다 결국 밸런스가 무너졌다.
지난 시즌 후 밸런스 운동에 초점을 맞추며 흐트러졌던 밸런스는 많이 돌아 온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아픈 곳이 있을 땐 쉬어 가는 것도 팀 워크의 한 방법이다.
홍원기 키움 신임 감독도 선수들의 휴식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이 쉬어가는 타이밍에 기용됐던 지명타자 자리를 붙박이로 쓰겠다고 밝혔다. 아픈 선수들이 돌아가며 들어가는 일은 지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쉬어야 할 때는 아예 푹 쉬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대타로 어쩌다 한 번 쓸 수는 있겠지만 가급적 휴식일을 보장하려 한다. 그래야 다음 경기에 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더 이상 아픈 것을 참고 뛰는 것이 미덕이 아닌 세상이 됐다. 팀을 위해 쉴 때는 확실하게 쉬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지난해 10월에도 이정후가 과감히 하루 이틀을 쉬어 주고 넘어갔다면 부상을 짧게 끊고 밸런스가 흐트러질 일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야구에 가정은 부질없다고 하지만 10월에도 이정후가 제 컨디션을 유지했다면 상위권 레이스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정후의 부상 관리가 아쉬웠던 이유다.
이정후는 새로운 시즌에도 팀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다. 책임감이 강한 이정후는 전경기 출장을 목표로 하고 준비중이다.
하지만 반드시 전경기 출장만이 팀 워크는 아니다. 아플 땐 쉴 줄도 아는 것이 진짜 팀 워크다. 장기적인 시점으로 봤을 땐 작은 부상은 짧게 끊고 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했다. 투혼도 필요할 때가 있고 자제해야 할 떄가 있다. 이정후가 부상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키움 입장에선 더 큰 도움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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