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봄에 강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다. 하지만 예년과 느낌이 다르다. 단순히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성적이 좋은 것보다는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 게 눈에 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범경기 3연승을 달렸다. 시범경기 전승이다. 여기에 앞서 치러진 연습경기 전적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롯데는 7연승을 달리는 등 7승 1패를 기록했다.
예년과 비슷하다. 롯데는 유독 봄에 강한 팀이다. 물론 과거에는 조롱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페넌트레이스 개막 전 바짝 힘을 냈다가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힘이 빠지는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롯데팬들도 ‘봄데(봄에만 잘한다는 롯데)’에 대해 기대보다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봄에 강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올해는 백업진 기량 향상으로 인한 결과라 더 고무적이다. 연습경기에서 SSG 랜더스를 꺾고 기뻐하는 선수들. 사진=MK스포츠DB
하지만 이번 봄은 다르다. 무엇보다 새 얼굴들의 기량 향상, 실전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SSG와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도 관찰할 수 있었다. 2경기 연속 롯데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전 선수들이 빠지고 난 뒤 교체 출전한 백업 선수들이 이끈 역전승이었다.
22일 경기에서는 2-3으로 뒤지던 5회부터 반격에 나섰다. 이날 롯데가 뽑아낸 16안타 중 5회 이후 11안타가 나왔다. 교체 출전이지만 오윤석이 3타수 3안타 1타점, 김민수가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23일 경기도 마찬가지다. 0-2로 끌려가던 7회 2사 1, 2루에서 배성근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만회했다. 8회에는 상대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후 추재현의 땅볼에 3루 주자 신용수가 홈을 밟아 역전했다. 배성근, 추재현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1군에 자주 나타나고 있는 자원들이다.
과거 롯데는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확연했다.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데 주전 선수 9명만으로는 쉽지 않다. 백업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롯데가 정규시즌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주전 선수를 대체할 백업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의 선수층은 확실히 두터워진 느낌이다. 오히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는 희미하다. 특히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민수는 내야 전포지션에 나서며 멀티플레이어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댄 스트레일리, 앤더슨 프랑코 외국인 원투펀치에 박세웅 노경은 이승헌 서준원에 신인 김진욱 등 토종 선발 자원들도 풍부해졌다. 2군까지 범위를 넓히면 최영환 나균안도 있다.
허문회 감독도 고민이다. 물론 행복한 고민이다. 5선발 구상에 대해서는 “조금이 아니라 많이 고민된다”면서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고 껄껄 웃었다.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터워진 선수층은 롯데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뎁스 강화라는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