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부터 치유해야죠"…우여곡절 겪은 박미희 감독의 소회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과 함께 올 시즌을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1, 2차전에 이어 홈에서 열린 3차전까지 내주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8월 코보컵,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2위에 그치면서 트로피 없이 무관으로 2020-2021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 감독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스포츠의 가치가 무엇인지 저와 선수들이 느낀 것 같다”며 “힘들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내부 FA 이재영이 잔류했고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이자 국가대표 주전 세터 이다영을 FA로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배구여제 김연경이 해외 진출 이후 11년 만에 복귀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초호화 멤버 구성 속에 ‘흥벤저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졌다.

개막 이후 10연승을 질주할 때만 하더라도 흥국생명을 막을 팀들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 간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뒤 대체 선수 브루나가 합류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여기에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논란 속에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흔들렸다.

박 감독은 경기 준비와 운영에만 집중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1위 싸움을 벌였다. 또 플레이오프에서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흥국생명의 탄탄한 저력도 보여줬다.

박 감독은 “1년 동안 준비했던 부분들을 외부적 요인으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선수들이 준우승 직후 눈물을 흘린 건 지나간 일이지만 여러 힘들었던 일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또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최근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나도 할 얘기가 많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나 역시 여러 가지 상처를 받았다. 치유를 꼭 해야 할 것 같다”며 “사람, 말, 글로 받은 상처들이 많았다. 이걸 치유하는 건 꼭 하고 싶다”고 인사를 남겼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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