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유희관(36)이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유희관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0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2, 3루에서 김성현(34)에게 1타점 적시타, 추신수(39)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4회초에는 수비 불운까지 겹쳤다. 1사 1, 3루에서 추신수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두산 내야진이 실책을 범했다.
3루 주자 박성한이 런다운에 걸린 가운데 두산 3루수 박계범이 포수 최용제의 송구를 포구하지 못했고 주자들이 모두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스코어는 2-4로 벌어졌다.
하지만 유희관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4회초를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경기 흐름이 SSG 쪽으로 넘어가는 걸 막아냈다.
두산 타선도 힘을 냈다. 4회말 김인태(27)의 3점 홈런, 5회말 양석환의 3점 홈런으로 8-4로 경기를 뒤집었다.
유희관은 이후 팀이 8-4로 앞선 6회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가운데 장원준(37)과 교체되며 등판을 마쳤다. 최고구속 131km를 기록한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111개의 공을 던지며 제 몫을 다했다. 두산이 SSG를 8-5로 꺾으면서 유희관은 시즌 첫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유희관은 이 경기 전까지 개막 후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9.60으로 크게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첫승 신고와 함께 팀 승리에 힘을 보태며 반등에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MK스포츠
유희관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해 기쁘다. 다른 선발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는데 내가 나갈 때마다 팀이 져서 민폐를 끼쳤던 것 같다”며 “오늘 특별히 변화를 준 부분은 없지만 5회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홈런을 쳐준 타자들에게는 고맙다는 말을 해줬다”며 “투구수가 많아져서 5회를 못 채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희관은 이날 승리로 1군 통산 98승째를 기록하게 됐다. 부상, 부진 등 변수만 없다면 올 시즌 내 100승 고지를 충분히 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유희관은 이와 관련해 “벌써 100승을 의식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준비를 잘해야 하고 못하면 또 2군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며 “오늘 승리투수가 됐지만 다음 경기에 또 못 던지면 분명 안 좋은 소리가 나올 것이다. 차분하게 다음 등판 준비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