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을 인터뷰했을 때 이야기다. 김 감독은 최대한 선수들이 대표팀 문제로 흔들리지 않길 바라며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단초가 될 수 있는 말 한 마디를 던졌다.
"강백호가 1루수로서 포구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내야수들은 송구 능력을 중요시 해야 할 것 같다. 비슷한 실력이면 송구가 좋은 내야수가 뽑히게 될 것이다."
어느새 대한민국 1루수는 강백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박병호가 이대로 물러설 것인가. 사진=MK스포츠 DB
은연중에 한 말이지만 김 감독의 마음 속에 국가대표 1루수는 강백호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 수 있었다.
그 때 함께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박병호(35.키움)가 주인공이었다.
박병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루수였다. 2014년과 2015년에는 2년 연속 5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에선 실패했지만 복귀 후에도 변함 없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하지만 조금씩 부상으로 빠지는 시간이 늘어났고 타율도 급전직하하기 시작했다.
2019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홈런수가 21개로 줄어들고 말았다. 부상이 원인이었지만 0.223의 타율로는 많은 홈런을 치기 어려웠다.
무려 5번이나 차지했던 1루수 골든 글러브도 지난해엔 강백호에게 넘겨줘야 했다.
강백호는 1루 전향한지 이제 2년차에 불과한 선수다. 그런 강백호에게 박병호가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강백호는 18일 현재 타율 0.414 5홈런 38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과 타점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다 안타도 58개로 1위다.
반면 박병호는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타율 0.210 5홈런 18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장타율이 0.400에 불과하다. 장기이던 홈런을 구경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 5월 들어 때린 홈런이 18일 삼성전에서 친 1개에 그치고 있다.
모든 기록에서 강백호에게 뒤지고 있다. 박병호가 극적인 반전을 만들기 전에는 이 평가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루수 자리를 이제 2년째인 강백호에게 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나이 탓을 할 시기는 아니다. 박병호도 아직 충분히 힘을 낼 수 있는 나이다. 벌써 뒤로 물러나 앉아있기엔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
선구안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데뷔 후 최다 홈런(53개)을 쏘아올린 2015년에도 삼진은 161개나 당했다. 삼진은 오히려 그 이후 줄어들고 있다.
그저 간단히 손을 들고 인정하기엔 아직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박병호다. 아직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남아 있다. 그 기간이 무한정 주어지지는 않겠지만 아직은 역전 찬스가 남아 있다.
과연 박병호는 이대로 강백호에게 밀려나게 될 것인가. 시간은 박병호의 편이 아니지만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남아있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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