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개 구단이 정규시즌 전체 일정의 30%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순위 다툼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31일 현재 1위 SSG와 7위 키움의 게임 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비슷한 경기 수를 소화했을 때 1위 NC와 7위 롯데가 8.5 게임 차였던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권 팀들의 위치가 쉽게 뒤바뀔 수 있다.
반면 9위 한화와 10위 롯데는 순위 경쟁에서 낙오하는 모양새다. 각각 1위 SSG와는 각각 9.5경기, 11.5 경기 차, 공동 5위 두산, NC와도 6.5경기, 8경기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각각 9위, 10위를 기록 중인 카를로스 수베로(왼쪽) 한화 이글스 감독과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한화는 최근 3연패와 함께 4할 승률이 무너졌다.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던 가운데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전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선발진은 라이언 카펜터(29)와 김민우(26)가 분투하고 있지만 닉 킹험(30)의 부상 이탈과 토종 투수들의 부진 속에 경기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다.
타선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은원(21), 노시환(21)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팀 타율(0.237)과 팀 타점(179)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박정현(20), 임종찬(20), 유장혁(21) 등 젊은 야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 중이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도 최근 “어린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부담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고 자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경험 부족을 인정하기도 했다.
롯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6연패에 빠지면서 9위 한화에게 2경기 차로 뒤져있다. 개막 직후 허문회(49) 전 감독과 프런트 간 마찰설이 끊임없이 쏟아졌던 가운데 성적까지 신통치 않다.
지난 11일 허 전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래리 서튼(51) 퓨처스팀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기는 초강수를 뒀지만 반등은 없었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 15경기 3승 11패로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서튼 감독은 허 전 감독이 베테랑 위주로 1군 엔트리를 구성했던 것과 다르게 야수 쪽에서는 지시완(27), 추재현(22), 김민수(23), 나승엽(19), 투수 쪽에서는 송재영(19), 나균안(23) 등 유망주들을 고르게 기용 중이지만 경기력에서 큰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타선의 핵 이대호(39)가 지난 19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에는 9경기 1승 7패 1무로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한화와 롯데 모두 뚜렷한 반등 요소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순위 경쟁에서 낙오됐다고 해서 100경기 가까이 남은 잔여 시즌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서는 올 시즌 순위와는 무관하게 리빌딩은 필수적이다.
다만 양 팀이 목표로 하는 리빌딩 역시 어느 정도의 결과도 뒷받침돼야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무작정 1군 경기 경험을 제공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리빌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패하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기력과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주기적으로 잡을 수 있는 끈끈함을 보여줘야 한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