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 수준급 체인지업 장착으로 더 강해졌다 [정민태의 Pit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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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은 양 팀 투수들이 나란히 좋은 투구를 선보이면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키움 선발투수로 나선 한현희는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필자는 한현희가 프로에 입단했던 2012년 투수코치로 직접 지도했던 경험이 있다. 이날 한현희의 피칭은 필자가 지켜봤던 게임 중 단연 최고였다. 제구력이 완벽했고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 공이 위력적으로 들어갔다.

특히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써클 체인지업이 상당히 좋았다. 낙폭을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향후 좌타자를 상대할 때 이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풀어가는 게 더 수월할 것이라고 본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가 올 시즌 체인지업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가 올 시즌 체인지업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한현희는 5회 종료 후 비 때문에 경기가 한 시간 넘게 중단되지 않았다면 7회까지는 무난하게 던졌을 것 같다. 5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게 아쉽겠지만 이날 던졌던 감과 밸런스,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서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다면 남은 시즌 꾸준히 좋은 투구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한현희의 뒤를 이어 올라온 이승호, 김태훈, 김성민도 공격적인 피칭으로 깔끔하게 상대 타자들을 막아냈다. 세 투수가 나란히 잘 던지면서 투수전의 흐름을 끌고 가준 게 굉장히 보기 좋았다.

가장 안타까웠던 투수는 조상우다. 마무리 투수, 셋업맨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전력투구를 해줘야 한다. 하지만 조상우는 이날 9회말 선두타자 최재훈을 상대할 때 다소 안일한 승부를 했다. 자신이 가진 베스트 공을 뿌리지 못했고 144km짜리 바깥쪽 직구로 승부하다가 결국 2루타를 맞았는데 이게 패배의 빌미가 됐다.

조상우는 주자가 나간 뒤부터 전력투구를 하는 게 느껴졌는데 최재훈과 승부 때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클로저는 항상 공 하나하나마다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한화 선발투수로 나섰던 윤대경 역시 칭찬해 주고 싶다. 시즌 준비를 선발로 하지 않았음에도 뛰어난 완급 조절을 보여줬다. 파워 피처는 아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잘 뺏었다. 직구, 체인지업, 느린 커브의 조합으로 4회까지 65구로 효과적인 투구를 펼쳤다.

관건은 선발투수로서 체력 관리와 투구 시 자신 만의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부분이다. 선발투수 경험이 없던 투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신경 써서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범수, 신정락, 강재민도 제 몫을 해줬다. 신정락은 베테랑으로서 한화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이 역할을 잘해줬다. 아직까지 신정락의 베스트 구위는 아니지만 조금 더 페이스를 끌어 올려 한화 마운드에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재민은 배짱 있는 투구가 빛났다. 수비 실책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완벽한 제구와 공격적인 승부로 실점을 막아냈다.

비 때문에 경기가 장시간 중단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피칭을 해준 투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투수 출신 지도자로서 이런 경기들이 꾸준히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키움, 한화 모두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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