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왜 걱정이 안되겠냐” [MK한마디]

“왜 걱정이 안되겠어요?”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마침내 실토(?)했다.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했지만 간판타자 이정후(23)의 빈타는 신경 쓰이는 게 당연했다.

이정후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 지난 25일부터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이정후가 3경기 연속 침묵한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2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질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 이정후가 타격훈련을 준비하면서 배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2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질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 이정후가 타격훈련을 준비하면서 배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29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홍 감독은 “쓸데 없는 걱정”이라며 굳은 믿음을 보였다. 이어 “24일 잠실 두산)에서 홈런을 친 이후 안타가 없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히기도 했다. 컨디션이나 이런 것이 떨어진게 아니라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는지, 이정후는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처음 두 타석은 범타에 그쳤지만, 1-8로 뒤진 5회말 2사 3루에서 롯데 선발 노경은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날렸다. 3루 주자 서건창을 불러들이는 적시타였다.

다만 무안타를 끊고 나서 좋은 결과가 이어지진 않았다. 3-8로 따라붙은 7회말 1사 1, 2루에선 좌완 김진욱 상대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선두타자로 나온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선 3-1 유리한 카운트에서 3루쪽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아쉬운 듯 3루쪽을 바라보며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정후는 벤치에 앉아 배팅 장갑을 찢어버리듯 벗었다. 장갑은 뜯겨져 나갔다. 포수 김재현과 나란히 앉아서는 이정후는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감싸 쥐는 등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30일 롯데전을 앞두고 홍 감독도 전날 이정후의 감정 표출에 대해 언급했다. 홍 감독은 “더그아웃 뒤에 샌드백을 달아놨다. 풀어야 할 건 풀어야 한다. 마음에 담고 있으면 안된다”며 “장갑을 찢어버리는 분한 감정 표출은 자연스런 행동이다. 물론 구단에 지급하는 거라 찢은 것 같긴 하다. 잘 찢어지는 장갑이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걱정은 된다. 어제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거라서 스스로 전략적으로 해야지 잡힌 것에 대해서 딜레마에 빠지면 슬럼프가 된다. 빗맞아서 안타라도 나왔으면 한다”며 “정타가 나오고, 타구 스피드를 유지해서 크게 신경 안쓴다는 것이지 사실 걱정은 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믿음은 확고하다. 홍 감독은 “(이)정후는 야구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는 선수다. 안타가 안나온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좌절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이날도 3번 중견수로 변함없이 라인업을 지켰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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