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범` 전락 레전드, 그는 "야구를 사랑한다" 했었다

지난 2007년 일이다. 삼성 라이온즈에 믿을만한 영건이 탄생했다며 주목을 받는 선수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병역을 해결하는 동안은 운동을 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제대나 소집 해제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의 흐름이었다.

이 선수는 달랐다. 소집 해제가 되자 마자 팀에 복귀해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그 해 이 선수는 36경기에 등판해 3승8홀드 평균 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삼성 불펜을 튼실하게 책임졌다.

윤성환은 야구를 사랑한다 했었다. 그런 야구를 배신했기에 더욱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윤성환은 야구를 사랑한다 했었다. 그런 야구를 배신했기에 더욱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그 때만 해도 주인공이었던 이 선수의 이름은 윤성환(40)이었다. 그가 병역 비리에 연루됐던 선수라는 것이 바로 잊혀질 만큼 임팩트 있는 활약을 했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당시만 해도 선수들의 입대는 야구 인생의 단절을 의미했다. 병역 의무를 해소한 뒤 다시 출발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요즘에는 모두 군 생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준비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윤성환은 공익 근무 요원에서 소집 해제 되자마자 팀에 복귀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때 윤성환이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공익 근무가 끝난 뒤엔 곧바로 경산 훈련장으로 갔다. 매일 기존 투수들이 소화하는 훈련을 그대로 다 소화했다.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관 없었다. 최대한 빨리 복귀하기 위해 투수들 일정을 그대로 따라갔다. 공백이 있었지만 내겐 공백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모든 훈련을 다 소화했기에 지금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성환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야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야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걸 군 문제로 떠난 뒤에 알게 됐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매달렸다. 하루라도 빨리 내가 사랑하는 야구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말 쉬지도 않고 노력했다."

운성환은 야구를 사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땀을 흘린다고 했었다.

실제 그의 성적이 공백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기 때문에 철석같이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공익 근무를 하는 시간을 쪼개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기자는 윤성환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

그가 불법 원정 도박에 연루됐다고 했을 때만 해도 솔직하게 말하면 '자기 돈으로 자기가 즐기는 것 뿐, 남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부끄럽다.

그때만 해도 윤성환의 야구 사랑을 의심치 않았다. 누구보다 긴 시간 동안 꾸준한 활약을 해 왔기에 더욱 믿음은 튼실해졌다.

그러나 윤성환은 그 모든 믿음을 한 순간에 무너트리고 말았다.

승부 조작을 제안 받고 거액을 챙겼으며 실제 경기에서 조작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그대로 은퇴했다면 삼성의 레전드가 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젠 승부 조작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야구의 핵심 가치는 공정과 정의다. 공정한 판결 아래서 누가 더 승리를 위해 땀을 흘렸는가를 가리는 싸움이다.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 스며드는 순간, 야구의 가치는 무너지고 만다.

승리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고의로 패배를 부르는 행위를 하는 것은 가장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다.

팬들은 모든 야구 선수들이 그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고 믿는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땀의 가치가 배신당했을 때 야구는 더 이상 야구가 아닌 것이 된다.

윤성환은 분명 "야구를 사랑한다"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윤성환은 그 야구에 크나 큰 상처를 안겼다. 그토록 사랑하고 아꼈던 야구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고 말았다.

그래서 더 그의 범죄가 아프게 다가온다. 인간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리고 있다.

윤성환은 야구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그가 좀 더 엄중하고 엄하게 처벌 받아야 하는 이유다. 그가 사랑한다 했던 야구에 대한 배신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이번 사건으로 깨달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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