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양분했던 이대호·정훈, 이제 공생 모색 할 때

'4번 체질' 정훈(34)이 롯데의 후반기 대반격 선봉에 선다.

정훈은 올 시즌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타율 0.333 9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4번 자리를 튼실하게 지켜냈다.

0.487의 장타율은 거포라 부르기엔 다소 모자람이 있었지만 중장거리포로서는 충분한 수치였고 출루율이 0.406이나 되는 신개념 4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이대호(왼쪽)와 정훈이 신.구 개념으로 4번 타자 자리를 나누며 롯데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대호(왼쪽)와 정훈이 신.구 개념으로 4번 타자 자리를 나누며 롯데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정훈은 OPS가 0.893으로 높았고 득점권 타율도 0.313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새로운 개념의 4번 타자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4번이 주는 중압감에서도 자유로웠다.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이 가장 좋았다.

정훈은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0.386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5번 타자로 나섰을 때도 0.325로 나쁘지 않았지만 4번 타자로 나섰을 때와는 차이가 매우 컸다.

정훈은 홈런을 펑펑 때리는 고전적 유형의 4번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4번으로 들어갔을 때 팀 타선은 비로서 안정감을 갖는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4번 타자라고 한다면 그 보다 더 적합한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정훈이 4번 타자로 자리 잡으면서 이대호의 부담이 줄어드는 선순환 효과도 보고 있다.

이대호는 정훈과 4번 자리를 나누며 4번에서 0.319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타순에선 2할대 타율을 기록, 여전히 4번 타자가 가장 어울리는 자리임을 보여줬다.

다만 홀로 타선을 책임지던 시절의 부담감을 한 결 내려 놓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훈이 4번으로 새롭게 자리 잡으며 생긴 변화다.

이대호는 전반기서 51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내복사근 부상 탓에 한달간 자리를 비웠다.

그 공백을 메꾼 선수가 바로 정훈이다. 이대호를 대신해 4번 타자를 맡으며 제 몫을 다해냈다.

이대호가 돌아온 뒤엔 정훈이 내복사근 부상을 단해 전력에서 이탈앴다. 하지만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었기 때문에 정훈의 공백은 최소화 할 수 있었다.

후반기 초반은 결장을 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정훈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롯데는 다시 타선에 힘이 붙을 수 있게 된다.

이대호와 4번 자리를 양분하며 상대 투수 성향에 맞게 배치 된다면 득점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훈이 신개념 4번 타자라면 이대호는 전통적인 4번 타자라 할 수 있다. 전성기에 비해선 파괴력이 아무래도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공격 능력을 갖고 있다

신개념 4번 타자와 전통적 개념의 4번 타자를 모두 지닌 팀이 바로 롯데라 할 수 있다.

마운드, 특히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약점은 있지만 타선의 힘 만은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것이 롯데다.

그 중심엔 4번을 양분하고 있는 정훈과 이대호가 자리잡고 있다.

WAR에서는 정훈이 2.17로 0.60의 이대호를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이대호도 출장 횟수를 늘려가면 WAR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 된다.

A구단 전력 분석원은 "롯데 타선은 중심이 잘 잡혀 있는 타선이다. 조화가 잘 돼 있어 쉽게 상대하기 어렵다. 특히 상위 타선의 응집력이 좋은데 그 중심을 정훈과 이대호가 잘 잡아주고 있다. 둘이 공생할 수 있는 길만 제대로 찾는다면 롯데 타선은 더욱 무서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이대호가 4번 이외의 타순에 타서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4번 이외의 타순에선 타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이대호가 6번에 배치되면 롯데 타선이 더욱 위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대호가 바뀐 현실을 받아 들이며 공생을 위해 노력한다면 롯데 타선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상대하는 입장에선 대단히 부담스러운 타선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은 부상 등으로 겹치는 기간이 길지 않아 양분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공생을 고민할 때다. 함께 살아남는 방법을 잘 찾아 내기만 한다면 롯데 타선은 좀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롯데 타선은 전반기서 타율 1위(0.279) OPS 3위(0.767)을 기록했다. 후반기 반격의 키워드도 역시 공격력이다.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공생을 해야 하는 정훈과 이대호의 관계 정립만 잘 된다면 보다 높은 곳도 꿈꿔볼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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