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모습을 크롭한 사진을 올리며 글로벌 팬들의 공분을 샀던 연국 패션 매거진 측이 인종차별 논란에 결국 사과했다.
엘르 UK는 2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SNS에 “최근 파리 패션위크 게시물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앞서 생 로랑 2026 봄·여름 여성 컬렉션 쇼에 참석한 로제는 헤일리 비버, 조 크라비츠, 찰리 XCX와 함께 1열에 나란히 앉아 생로랑 쇼를 관람하게 됐다. 이후 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었고, 해당 사진을 엘르 UK에서 올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4명의 단체 사진에서 로제의 모습을 잘라내고 사진을 올린 것이다.
로제의 존재를 지운 듯한 사진을 올리면서 ‘인종차별 주의’적인 행동을 한 엘르 UK의 행동에 결국 전 세계적인 비난이 이어졌고, 영국 현지 언론 역시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에 찰리 XCX가 SNS에 로제에게만 음영이 진 사진을 올리면서 인종차별 의혹에 불을 지폈다. 심지어 밝은 미소로 대화를 나누는 헤일리 비버, 조이 크라비츠, 찰리 XCX 옆 침묵을 지키며 땅을 바라보는 로제의 모습은 글로벌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끝이 아니다. 찰리 XCX가 해당 사진으로 인종차별주의라고 욕을 먹고 있는 가운데, 헤일리 비버 마저 해당 사진을 스토리에 리그램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을 계속해서 부추기고 있는 모양세다.
논란이 일자 로제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단독으로 올린 엘르 UK는 “가장 눈에 띈 건 블랙핑크 스타 로제”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문제의 사진에 대한 삭제 조치도 없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으면서 문제를 계속 확산해 나갔다.
결국 엘르UK은 사과문을 올리며 “우리가 최근 파리 패션위크 관련 게시물에서 블랙핑크 로제를 사진 크기 조정 과정에서 그룹 사진에서 잘라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드릴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해당 게시물은 삭제되었으며, ELLE UK는 앞으로 우리의 보도가 소중한 독자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엘르 UK의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사과는 인종차별 의혹을 지우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심지어 ‘사이즈 때문’이라는 해명은 핑계로 비치면서 더 큰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사이즈 문제’때문에 하필이면 자른 사람이 생 로랑의 엠버서더인 로제였다는 것도 황당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이 같은 변명은 로제의 모습을 자른 것이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리는 꼴이 된 것이다. 설사 업로드 사이즈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굳이 누군가의 흔적을 자르지 않고 올릴 방법이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과, 문제의식 없이 인종차별을 행동을 했음에도, 바로 이를 정정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도 계속해서 지적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루면 지워지는 스토리에 올린 것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도 존재하며 여전히 ‘인종차별주의 잡지’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로제는 지난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생로랑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위촉된 이후 브랜드의 상징적 이미지로 활약해왔으며, 올해 1월엔 입생로랑 뷰티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추가 선정돼 입지를 강화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